[현대경제신문 김자혜 기자] 최근 보험사들이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몇 년 새 GA(독립법인보험대리점)가 점차 성장하며 원수보험사에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수보험사는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 손해율을 낮춰가며 보험을 개발하는데도 GA 눈에 나면 해당 상품판매율이 떨어지기도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지난해 손해보험사의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GA채널 비중은 43.61%를 기록했다. 보험사별로는 GA패널 비중은 현대해상 54.07%, 메리츠화재 52.71%, KB손해보험이 54.03%로 나타났다. 3대 손해보험의 보험료 절반이상이 GA채널을 통해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GA의 빠른 성장세에 있다. 2013년 말까지만 해도 소속설계사 500명 이상의 대형GA가 7개점 수준이었으나 2016년 말에는 53개로 급증했다.

또 매출을 좌우하는 인력풀도 늘어나 추세다. 2013년 말 GA소속 보험설계사는 39만8천97명에서 2016년말에는 40만5천87명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대형화 되어가는 GA의 성장이 원수보험사 입장에서는 영 달갑지 않은 이야기다.

GA의 힘이 강해질수록 보험회사는 높은 모집수수료를 지급해야 하거나 과도한 현금시상을 주는 등 과도한 사업비를 집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자사소속 보험설계사의 인센티브를 전격 인상했다. 기존의 전속설계사 수수료는 600%~800% 수준이었으나 이를 인상해 수수료를 1000%, 추가특별수당을 100%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형 GA에서 이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메리츠화재의 전속설계사의 수수료 인상으로 GA측의 설계사 역이탈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대형 GA들은 메리츠화재 측에 비슷한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는가 하면 메리츠화재의 불매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결국 메리츠화재는 GA에 월보험료 5천만원, 7천만원, 1억원 등에 대해 40~50%수준의 단계별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게 됐다.

이처럼 GA의 성장과 의존도에 따라 입김 또한 세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볼 때 이같은 GA의 성장은 원수보험사에만 불리한 영향을 줄 것 같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보험가입자에도 불리하기는 마찬가지다.

GA는 경영현황을 보험협회 홈페이지에 공시할 의무는 있지만 이를 미이행할 경우 과태료, 과징금 등의 경제적 제재조항은 없다.

또 수수료 모집을 위주로 하는 GA는 자체 설계사 양성보다는 타 보험사 대리점 소속설계사를 무분별하게 스카웃해 고아계약 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처럼 현행법은 GA에 미미한 법적 강제력과 수수료에만 집중하는 GA운영셈법은 불완전 판매 등으로 이어져 보험가입자의 피해로 돌아가는 것이다.

원수보험사와 GA의 건강한 상생이 있을 때 보험가입자 또한 충분한 상품비교로 '보험백화점'에서 쇼핑이 가능해진다. 당국의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