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동화약품·CJ제일제당·JW중외제약 등 수년째 생산실적 없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약 중 6개 제품의 지난해 생산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판매량이 저조하거나 해외 출시를 준비하기 위해 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6년 의약품 생산 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산 신약으로 허가된 의약품 중 SK케미칼의 선플라주와 동화약품의 밀리칸주, CJ제일제당(현 CJ헬스케어)의 슈도박신주, JW중외제약의 제피드정, 삼성제약의 리아백스주,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정 등 6개 제품은 지난해 생산 실적이 없다.

선플라주는 지난 1993년 국산 신약 1호로 허가된 항암제다. 1999년부터 국내에서 판매가 시작됐으나 2005년부터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해 2008년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기존에 판매허가를 받은 위암 치료용 이외에 다른 암까지 치료 범위를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추가 연구를 위해 생산을 중단했다”며 “현재는 추가 진행상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밀리칸주는 지난 1997년 허가된 국내 세번째 신약이다. 간세포암 치료용으로 허가된 방사선의약품으로 동화약품과 한국원자력연구소가 공동 개발했다.

하지만 매출이 저조해 동화약품은 지난 2011년 밀리칸주의 판매허가를 자진 취하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환자 수요가 많지 않아 생산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슈도박신주는 식약처의 허가 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생산이 중단된 경우다.

슈도박신주는 중증 화상환자의 녹농균 감염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허가된 제품이다. 지난 2003년 ‘국산 신약 7호’로 이름을 올렸다.

식약청은 허가 당시 슈도박신주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고 6년 이내에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슈도박신주를 국산 신약 목록에 추가했다.

하지만 CJ가 임상시험을 완료하지 못하면서 허가는 지난 2010년 1월 취소됐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6년 안에 임상을 완료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이를 따르지 못해 허가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제피드정은 ‘아바나필’을 주성분으로 하는 발기부전치료제다. 지난 2011년 6월 국산 신약 17호로 허가됐다. 효소(PDE-5)의 억제를 통해 음경의 혈류량 증가시켜 발기부전을 해소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제피드정은 허가 이듬해인 2012년 생산금액이 53억원이었으나 2013년 23억원으로 56.6% 감소했으며 2014년에는 생산실적이 아예 없었다. 지난 2015년 생산이 재개돼 13억500만원의 실적으로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또다시 제품이 나오지 않았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유효기간이 긴 약이기 때문에 제피드정을 매년 생산하지 않는다”며 “생산이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리아벡스주는 카엘젬백스가 개발한 췌장암 치료제로 지난 2014년 9월 허가됐다.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기존 항암치료와는 달리 암세포가 파괴되도록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신개념 항암제다.

이 약의 판매권은 지난 2015년 4월 삼성제약으로 넘어갔으며 그해 267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생산량이 없었다.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정은 아직 시장성이 높지 않아 생산되지 않는 상태다.

시벡스트로정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의약품으로 동아에스타가 지난 2015년 4월 허가를 받았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을 포함한 급성 세균성 피부 및 피부구조 감염(ABSSSI) 등의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으나 국내 제품이 출시되지 않았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보고 개발한 제품으로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치료영역이 규모가 작아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치료효과에 대해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