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운동에서 미국우선주의를 확실하게 회복하기 위해 중국에 침식당한 내수시장경쟁력강화를 공약했다. 생필품 즉, 의식주에서 이른바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닌 제품이 얼마나 있느냐를 지적했다. 저가의 중국 제품에 의해 점령당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국의 경공업분야가 침체일로에 있고, 이 분야의 실업인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내수시장잠식을 방관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그의 주장은 청년 그리고 중소기업인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가 화두로 부상한 계기가 되었다.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중국은 소위 원가(原價)없는 경공업제품으로 세계시장에 파고들었다. 특히 의류, 식료품, 경공업제품 등에서 경쟁력이 돋보였다. 그 이전까지 만해도 기술력을 내세운 한국, 일본제품이 자리 잡고 있던 시장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를 사로잡는 것이 시장경제의 관건이다. 많이 팔린다는 것은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중국제품은 싼값으로 자본주의의 종구국인 미국시장,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사로잡았다.

이들 소비자의 직장은 미국 내에서도 주로 중소기업이다. 장사가 될 턱이 없었다. 실업자가 증가하고 가계 빚이 늘어났다. 불만불평이 늘고, 미국이라는 나라의 그늘이 짙어갔다.

정권에 대한 불만이 늘어났다. 이 점을 트럼프는 간과하지 않았다. 파고들어 미국우선주의를 부각했고, 성공했다. 미국이 자국민의 세금을 쏟아 부어 더 이상 세계의 경찰국가 노릇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석유보급로 확보를 위한 해군력 증강을 비롯해서,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분쟁에 직접 나서서 힘을 과시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미국은 향후 2, 3백년이상 아주 잘 살수 있다고 했다. 이제는 남의 나라 지켜주느라 미국이 애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차 대전이후 미국은 세계의 경찰국가임을 자임하고 과시했다. 유럽을 비롯해서 아시아 등 각국은 미국의 보호를 자청하거나 그 영향권에 들어가 안보를 유지했다. 공산권이 붕괴되고, 차츰 미국을 위협할 나라가 없어졌지만 미국은 중요한 해협을 지키는 몫을 자임하고 나섰다. 석유확보를 위한 전쟁도 불사했다. 팍스아메리카나를 고수했다.

그런 와중에 값싼 제3국 제품에 의한 자국기업의 경쟁력약화가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트럼프는 그 점을 선거에 이용한 것이다. 그리고 보기 좋게 성공했다.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당선 후 그가 정상회담 등에서 보여준 것이 그것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이 지난 5년 전 확보한 지하자원(쉘 가스)이 당장 미국산업의 동력으로 사용되면서 비롯된 것이다. 중동과의 거래를 끊어도 자국 내 석유만으로도 세계최고의 산유국이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확보를 위해 군사력을 해마다 증강하거나 세계의 움직임에 반응하는데 드는 엄청난 비용을 쏟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쓰고 남는 에너지로 자국민이 사용할 제품을 생산해서 내수충족에 신경 쓰면 그만이다. 그들은 그런 세상으로 접어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인가? 새 정부도 젊은이들의 기대와 희망에 불을 지펴 성공했다. 그들이 바라는 바를 채워줘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우선 한국우선주의가 아닌, 실업해소주의부터 실천해야 한다. 근로자 가운데 50%이상이 넘는 비정규직에 대한 대안도 시급하다.

가장 시급하기는 안보불안을 잠재우는 일이다. 바탕이 튼튼해야 마음 놓고 사업을 하거나 일을 한다. 불안해서야 어쩌겠는가. 그런데 안보문제를 두고 불협화음이 이제는 상례가 된 듯싶다. 나라 지키는 문제에 여와 야가 다른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국민모두의 이구동성이 돼야한다. 여론조사로 사드를 도입하고, 북한의 핵문제가 김정은이 생각에 따라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막아낼 방법이 마땅찮으면, 우리도 상응하는 무기를 가져야 한다.

무엇으로 평화를 유지하고 국력을 키워나가야 하는가를 근본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 시장은 마음먹기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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