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드랙퀸' 열연하는 하리수


창작 뮤지컬 '드랙 퀸'을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하는 트랜스젠더 가수 하리수(38)는 10일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등장인물이 내 주위 친구들과 닮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시놉시스를 받자마자 두 시간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1년 화장품 CF로 연예계 데뷔한 하리수는 "제가 데뷔하기 전에는 트랜스젠더가 남자 같다는 등 오해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제가 데뷔를 해서 그런(남자 같다는) 인식들을 바꿨듯이 이번 공연을 통해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뮤지컬은 여장남자들의 쇼인 '드래그 퀸' 쇼가 소재다. 여장을 하고 음악과 댄스, 립싱크 등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남성을 가리키는 말이 드래그퀸이다. 성전환 이전 남자 성소수자를 일컫기도 한다.

뮤지컬은 클럽 '블랙로즈'의 드래그퀸 넷 앞에 '호모포비아'인 거물급 폭력조직 넘버2가 나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다. 하리수는 본명인 '이경은'을 내걸고 극중 클럽 블랙로즈의 사장이자 우아한 프로 쇼걸 '오 마담'을 연기한다.

하리수는 연기를 하면서 실제 눈물을 흘렸다. "12년 간 순정을 바친 남자에게 버림받은 느낌,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느낌 등 어릴 적 경험한 것들이 캐릭터와 겹치면서 눈물이 났어요. 리허설 때는 동료들의 힘을 뺏기 싫어 잘 울지 않는데 본 공연에 들어가니까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과, 같이 설 수 있는 배우들이 있다는 기쁨의 눈물도 함께 오더라고요. 호호호."

데뷔 해에 1집 '템테이션'을 발표하고 가수로 나선 하리수는 지난해까지 총 8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기존 장르와 비교해 뮤지컬의 어려운 점으로는 노래들이 음역대가 낮다는 점을 꼽았다. "그간 가성, 반가성 등 높은 음으로 노래를 하다 보니 힘들더라고요. 저와 같은 역도 소화 중인 이성곤 연출님의 음역대가 낮아요. 그래서 제가 손해를 봤죠. 그런 것이 힘들어서 제 솔로 때라도 음역대를 높여 달라고 음악감독님을 조르고 있어요."

'드랙퀸'은 6월2일까지 SH아트홀에서 공연한다. 뮤지컬배우 강석호, 박세웅 등이 출연한다. 4만~5만원. 콘엔터테인먼트. 070-8146-2787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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