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 안소윤 기자.
경제부 안소윤 기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드사에도 감정노동을 하면서 힘든 직원들이 있다.

가맹점주 관리차원에서 구성된 가맹점관리부서 직원들이다.

가맹점은 5~6명 내외의 직원들이 전화상담 업무가 하루 일과다.

금융감독원이나 여신금융협회는 접수된 고객들의 민원을 처리하고 가맹점주들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전화부터 역으로 가맹점주들의 민원 처리, 카드사와 가맹점주 간 맹점이 될 수 있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관련 상담 등 다양한 업무를 한다.

직원들은 업무처리 과정 중 가맹점주와의 마찰로 고객콜센터 만큼이나 폭언에 시달리는 등 불합리한 감정소비가 많다고 토로한다.

한 카드사의 가맹점관리부서 소속 A씨는 “다른 업계에서 고객콜센터 업무를 하다 너무 힘들어 이직을 했는데 이곳에서 조차 전화기를 붙들고 있을 줄 몰랐다”며 “한 달 단위로 적게는 수십 건, 많게는 수백 건까지 들어오는 가맹점 시정 요청 리스트에 진이 빠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관리부서 소속 B씨 역시 “일부 사례를 들면 1천원 미만의 카드결제 거절 민원에 대한 시정 요청에 가맹점주들은 더 높은 언성으로 ‘본인들의 살길도 찾아달라’ 외친다”며 “가맹점주들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결해줄 수 있는 게 없어 갈등의 골만 깊어진다”고 말했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B씨는 “가맹점주 뿐만 아니라 민원을 제기한 고객에게도 피드백을 남기는데 이 역시 문제가 시원히 해결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돌아오는 답변은 날카롭고 차갑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가맹점 관리 전화상담 업무 강도는 여느 고객콜센터 만큼이나 세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열악하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들은 고객콜센터 직원들에게 육체, 정신적 피해를 주는 블랙컨슈머들에 대처하기 위한 각종 방안을 내놓고 있다. 직원 보호와 함께 상담업무의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이는 고객콜센터 직원에 한정된 것으로 다른 직원들은 폭언 고객 상담 후 휴식시간, 스트레스 치유 프로그램 등의 보상 등을 받을 수 없다.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심리 프로그램이 있지만 대부분 사내 대인관계, 개인적인 고민 등 다양한 문제에서 비롯된 스트레스 원인을 위주로 하고 있어 전화상담 업무 직원에게 걸맞은 지원은 힘들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콜센터 직원들과 달리 가맹점관리 부서는 전화상담 업무만 하진 않아 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한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그들과 같은 지원 및 보상을 주긴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직업에 귀천이 없다. 일률적인 틀에 맞춰 직원들 업무의 강도를 규정하고 지원하면 사각지대는 생기기 마련이고 업무의 효율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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