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전면 개편…디지털 부서로 인력 재배치
“韓 철수 안한다” 선언, 노조와의 갈등은 여전히 난제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혁신 경영’을 강조한 가운데 그 첫 번째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고, 디지털 부서로의 인력 재배치를 진행한다.

15일 한국씨티은행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든 기기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금용거래가 가능한 ‘씨티 뉴(NEW)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선보였다.

씨티 뉴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기존의 인터넷뱅킹 서비스와 비교해 공인인증서 등록이나 불러오기를 할 필요 없이 인터넷만 연결되면 PC, 노트북, 맥북, 태블릿, 모바일 등 모든 기기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거래가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또 MAC(맥)을 포함한 모든 운영체제와 사파리, 크롬 등 모든 브라우저에서 사용자가 조정하는 창의 크기에 맞춰 사이트의 콘텐츠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반응형 웹기술’이 적용됐으며 고객별 ‘프로필 이미지’ 등록을 통해 재미요소와 더불어 피싱사이트와 구분할 수 있는 피싱 방지 효과 등이 추가됐다.

이밖에 본인 계좌 간 이체 시 출금할 계좌를 드래그한 후 입금할 계좌에 떨어뜨리는 액션인 ‘드래그 앤 드롭’ 만으로 간편송금을 할 수 있다는 점, 인터넷뱅킹일지라도 PC외에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접속이 증가하는 트렌드에 맞춰 마우스가 아닌 손가락으로도 거래 처리가 가능하도록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시도한 점도 눈에 띈다.

김민권 한국씨티은행 디지털뱅킹부장은 “뉴 씨티 모바일앱과 마찬가지로 씨티 뉴 인터넷뱅킹 역시 고객이 가장 많이 쓰는 주요 기능들에 대해 간편함을 추구함으로써 인터넷에 상대적으로 덜 친숙한 고객층까지 폭넓게 선제적으로 끌어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시행하는 새로운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시중의 간편 송금 업체들보다 월등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기대된다”며 “시중은행들도 당행을 벤치마킹 했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씨티은행은 씨티 뉴 인터넷뱅킹 출범에 발맞춰 디지털 관련 부서 강화를 위한 인력 재배치도 실시한다.

브렌단 카니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그룹장은 “기존 영업방식이 지점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티지털화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모든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고객 중심서비스로 변화해 나가려는 것이 소비자금융 전략 변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융 거래라는 것은 단순한 이체와 결제 외에 굉장히 복잡한 부분이 있다”며 “지점 인력을 디지털화 된 금융거래 투자 및 상담에 재배치해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씨티은행은 내달부터 216개의 소비자금융영업점을 WM(자산관리)센터 6개, 여신영업센터 4개, 서비스영업점 14개 등 규모가 큰 25개로 순차적 통폐합할 예정이며, 씨티 뉴 인터넷뱅킹 관련 종합상담센터를 신설하고 화상 상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1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씨티 뉴(new) 인터넷뱅킹'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안소윤 기자>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1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씨티 뉴(new) 인터넷뱅킹'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안소윤 기자>

한편 한국씨티은행의 씨티 뉴 인터넷은행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우선(Mobile First)’ 주의 경영 방침으로 불거진 노동조합과의 갈등은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지점 통폐합과 관련해 사측과 노조 측 주장은 현재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소비자금융그룹 영업점 운용전략이라는 이름하에 지점 25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사실상 폐점하려 하고 있다”며 “문제는 지점 폐점 후 해당 직원들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점 폐점 후 해당 직원들을 비대면 채널 관련 상담 콜센터 업무로 발령한다는데 영업점 경력 20~30년 가량의 직원들의 업무를 하루아침에 바꾼다니 어처구니없다”며 “해당 직원들의 임차문제 등의 계획이 전무하고 지방 여직원들의 경우 가정을 위해 은행을 나가야하는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점포 통폐합 이슈는 노조 측이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지점폐쇄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면서 내부 마찰을 넘어 법적 공방으로까지 비화될 전망이다.

브렌단 카니 소비자금융그룹장은 “지점 숫자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는 반면 지점 축소에도 은행원의 숫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관심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 은행원들의 숫자는 똑같고 오히려 앞으로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도 “총 거래 중 지점이 차지하는 비율은 6%정도인데 영업지점에 인력의 40%가 배정돼있다”며 “그 인력들이 디지털 개발을 기반으로 고객의 진정한 금융서비스에 대한 만족을 위해 일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 박 행장은 과감한 지점 축소 계획으로 인해 불거진 씨티은행의 ‘한국시장 철수설’에 대해 “지점 수를 줄이는 것과 국내에서 철수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며 “철수할 계획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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