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우시스 본사 “대리점 잘못”·대리점 “공장제품 설치만”…하자발생 원인 회피 '급급'

서울 강동구에 사는 A씨의 집에 설치된 LG하우시스의 더블 로이(Low-E·low-emissivity) 창호유리와 불순물을 확대한 모습(오른쪽 상단). 파리로 추정되는 불순물이 선명하게 확인된다. <사진=현대경제신문>
서울 강동구에 사는 A씨의 집에 설치된 LG하우시스의 더블 로이(Low-E·low-emissivity) 창호유리와 불순물을 확대한 모습(오른쪽 상단). 파리로 추정되는 불순물이 선명하게 확인된다. <사진=현대경제신문>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LG하우시스의 고급 창호유리에 파리로 추정되는 불순물이 발견됐다. 더욱이 LG하우시스 본사와 이 창호를 설치한 대리점이 서로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며 제품하자 발생의 원인을 떠넘기기에 급급해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2일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9일 집에 LG하우시스 창호유리를 설치했는데 불순물이 발견됐다”며 “처음에서는 유리 외부에 붙은 이물질인 줄 알았으나 아무리 닦아내도 남아있어 확인해 보니 파리였다”고 주장했다.

A씨의 주택에 설치된 창호유리는 더블 로이(Low-E·low-emissivity) 제품으로 설치비용은 1천만원에 달한다.

로이란 유리 표면에 금속 또는 금속산화물을 얇게 코팅한 것으로 열의 이동을 최소화시켜주는 에너지 절약형이다. 저방사유리라고도 한다.

제품 특성상 단판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두 겹으로 가공하며 코팅면이 내판 유리의 바깥쪽으로 오도록 제작된다.

A씨는 “최근에 이사를 했는데 KCC와 LG하우시스 중 창호유리를 고민하다 브랜드 이미지와 사후관리 등이 더 좋다고 생각해 LG하우시스를 선택했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KCC 제품을 설치할 걸 그랬다”고 토로했다.

이 가운데 LG하우시스 본사와 대리점은 제품하자 발생의 원인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대리점에서는 ‘LG하우시스 공장에서 받은 제품을 설치한 것일 뿐’이라며 제품 하자의 책임이 본사에 있다고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는 대리점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공장에서는 로이 유리 한 장을 공급하며 협력사나 2차 가공공장에서 두 장을 겹쳐 더블로이 유리를 설치한다”며 “2차 가공 과정에서 불순물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더블 로이 제품의 경우 본사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생산된 후 설치만 대리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창호업계 관계자는 “4~5년 전만 해도 한 장의 로이 유리를 2차 가공 공장이나 대리점에서 조립해 더블 로이로 만들어 설치했으나 최근에는 공장에서 더블 로이 완제품으로 제작된 후 공급된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유리 생산은 1천℃ 고온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본사 공장에서 생산된 유리 자체에 파리가 들어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본사 고객상담실로 연락하면 현장에서 발생 원인 등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즉시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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