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중저가 기능성 화장품으로 시장 공략해야"

VDL 젤라또 컬렉션 <사진=LG생활건강>
VDL 젤라또 컬렉션 <사진=LG생활건강>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필리핀 색조화장품 시장이 최근 2~3년 사이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향후 필리핀 시장은 최근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주춤했던 우리나라 화장품업계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와 필리핀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필리핀 색조화장품은 2016년 기준으로 2억5천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중 수입화장품은 1억1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20.7% 증가했다.

우리나라 화장품의 수입은 700만 달러로 전년대비 87.5% 증가했다. 다만 점유율에서는 6.4%만 달성했다.

점유율이 다소 낮지만 업계는 필리핀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3년간 수출액이 급증하면서 점유율도 같이 높아지는 등 우리나라 화장품이 필리핀 시장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화장품의 수출 전략으로 중저가의 기능성 화장품을 집중 판매할 것을 권했다.

필리핀에서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색조화장품은 대부분 고가의 수입 제품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구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이 프리미엄 제품 보다 중저가의 기능성 화장품에 집중한다면 시장 공략이 손쉬울 것으로 예측했다.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을 파악한 뒤 현지 수출전략을 수립한다면 필리핀 색조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필리핀 상류층은 한국 화장품 보다 유럽과 미국 화장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고가이기 때문에 서민들이 접근하기가 어려운데 우리나라 화장품은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하면서도 품질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 있기 때문에 중저가 상품을 내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2015년부터 BB크림과 CC크림의 판매 성장세가 높았다. 2015년은 87.8%, 2016년은 92%의 증감률을 보였다. 그밖에도 아이라이어, 마스카라, 블러셔, 파운데이션, 립스틱, 매니큐어 등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 색조화장품 시장은 온라인 매장을 통해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Avon Cosmetic, Lazada Philippines 등이 화장품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또한 SNS도 필리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류드라마, 미국드라마가 필리핀 색조 화장품 제품 유행을 선도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필리핀 여성들은 유튜브 튜토리얼, 페이스북 등에서 유행인 제품을 구입하는 빈도가 높다.

필리핀 색조화장품의 유통채널별 점유율은 백화점이 53%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방문판매 31%, 브랜드매장 10%, 약국 4%, 슈퍼마켓 1% 등이다.

필리핀에 첫 진출한 한국 화장품 매장인 더페이스샵은 현지 에이전트와 프랜차이즈 총판계약을 통해 진출한 성공사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소매자유화법에 따르면 외국인과 외국 기업은 필리핀에서 소매가 금지돼 있어 프랜차이즈 총판 형태의 진출이 가장 유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더페이스샵은 2006년 필리핀에 진출한 이후 현재 약 5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랜드마크 격인 대형쇼핑몰 Ayala, SM Megamall 등에 입점해 있다”며 “향후 증정품 행사 등 인스토어 프로모션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브랜딩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매장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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