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펀더멘털과 기준금리 인하 등 단기 영향 평가 대부분

▲브라질 대통령 뇌물 스캔들 보도 전후 금융시장 흐름.
▲브라질 대통령 뇌물 스캔들 보도 전후 금융시장 흐름.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대통령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로 혼돈의 정국에 빠진 브라질을 향한 국내 증권업계 관심이 뜨겁다.

정치적 위기로 인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함에도 여타 신흥국 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높고 기업이익 모멘텀이 강하다는 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증시가 전현직 대통령이 포함된 부패 스캔들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인 ‘오 글로부(O Globo)’는 지난 17일 보도를 통해 당국 정치권의 부패 스캔들을 폭로했다.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회사인 JBS 대표가 플리바겐(증언을 대가로 감형)을 목적으로 검찰에 제출한 녹음 자료에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기업인을 만나 부패 정치인의 증언을 막으려고 금품 제공을 협의한 내용이 담겨있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브라질에는 현재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불거졌다. 지난해 룰라와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안정세를 보여 왔던 브라질의 정치 리스크가 다시금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김권식 국제금융센터 신흥국팀장은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사퇴압박이 고조되면서 주된 관심사가 국정운영 정상화 방안으로 이동되고 있다”며 “정국 정상화 과정에서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자산가격 하락에 의한 자금이탈 등 금융 불안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브라질 시장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 이벤트들이 변동성 확대 국면을 발생시켰지만 개선 중인 경제 펀더멘털이 이를 상쇄 할 수 있어 단기에 그칠 것이란 주장이다.

또 중장기적 관점에서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는 달리 브라질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있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금융시장 혼란은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호세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이나 채권 시장에 비해 정치적인 이슈에 주식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지만 여타 신흥국 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기업이익 모멘텀도 여전히 강한 상황이라 완만하게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의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도 장기투자 매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이다.

금리 인하 기조는 채권 가격을 상승시켜 수익률을 높이고,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도 개선되는 만큼 주식형펀드에서도 호재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COPOM)에서 기준금리를 11.25%에서 10.25%로 1%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3년 11월 10% 이후 최근 3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증권업계는 브라질 기준금리를 연말 8.00%로 하향 조정을 전망하고 있으며 하반기 브라질 국채 10년 금리 변동 범위는 8.5~11.5%로 예상 중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메르 대통령의 불법자금 연루설로 개혁 모멘텀이 약해져 기준금리 인하 속도는 기대보다 낮지만 개선된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한동안 인하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며 “올해 시장금리는 다시 10% 이하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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