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확대 전망에 유럽·한국에 공장 설립·증설

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충남 서산 공장. SK이노베이션은 이 공장에 2018년 가동을 목표로 2GWh 규모의 추가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충남 서산 공장. SK이노베이션은 이 공장에 2018년 가동을 목표로 2GWh 규모의 추가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자동차 배터리 3사가 공장 신축과 증설 등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9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괴드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당초 준공예정일 보다 1~2개월 가량 빠른 준공이다.

이 공장은 약 33만㎡ 규모로 연간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을 갖추고 내년 2분기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주요 전기차 배터리 업체 중 유럽에서 처음으로 준공된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헝가리 공장 준공으로 삼성SDI는 울산·시안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3각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헝가리 공장 준공으로 물류비 절감은 물론 유럽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훨씬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핵심부품인 배터리 시장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헝가리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배터리에는 삼성SDI의 진일보된 첨단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핵심 부품으로서 유럽 전기차 시장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화학도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부터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하반기 생산가동을 목표로 건설되는 이 공장은 축구장 5배 이상 크기인 4만1천300㎡ 규모로 투자완료시점인 2019년에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EV)용 배터리 연간 10만개를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현지 고객사의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럽 지역 최초로 전극부터 셀(Cell), 모듈(Module), 팩(Pack)까지 모두 생산하는 완결형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기공식에서 “유럽 전역의 전기차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은 물론 핵심 생산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지역 순수 전기차(EV) 시장은 현재 연간 약 11만대 규모로 2030년에는 약 277만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이번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오창과 미국 홀랜드, 중국 남경, 폴란드 브로츠와프로 이어지는 4각 생산체제를 구축,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28만대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 비용 등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현지 고객사의 요구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도 서산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서산 공장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를 현재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신설되는 배터리 생산설비는 총 2GWh 규모다. 이에 따라 현재 1.9GWh급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총 3.9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연간 14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증설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 중심의 신성장사업 강화와 사업구조 혁신을 강력하게 실천하게 됐다”며 “글로벌 시장의 주요 프로젝트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사업의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생산능력을 더욱 확장시킬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지난 30일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을 작년 말 기준 1.1GWh에서 2020년 10GWh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유럽에 공장을 신축해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가 계획이다. 하지만 지역이나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 베이징에 있는 배터리팩 공장이 5개월째 가동이 중단된 것은 숙제다.

이 공장은 지난 2013년 말 SK이노베이션 지분 40%를 투자해 세운 합장회사(BESK 테크놀로지)가 운영하는 곳으로 서산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을 수입해 배터리 팩을 조립하는 공정을 담당하지만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가동이 중단됐다.

중국 정부가 외국산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자 주문이 줄어 컨베이어벨트가 멈춘 것으로 전해진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베이징 셀 공장은 아직 가동 중단 상태”라며 “2020년에는 생산능력을 10GWh로 늘린 뒤 현재 한자리 수인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2025년까지 30%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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