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지에 블루마운틴 표기…실제 해당 원두 1% 미만

한국맥널티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왼쪽), 롯데푸드 '칸타타' <사진=장은진 기자>
한국맥널티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왼쪽), 롯데푸드 '칸타타' <사진=장은진 기자>

[현대경제신문 장은진 기자] 여러 품종의 원두를 섞어 로스팅한 블렌드 커피(Blend Coffee)가 유명산지 원두를 미세량 함유한 뒤 상표에 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명산지 원두가 1%밖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제품 이름을 해당 원두가 들어갔다고 표기해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30일 본지가 다양한 식음료업체의 블렌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소량 함유한 원두를 상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원두는 블렌딩 시 해당 품종이 10% 미만으로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그 중 국내 원두커피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알려진 한국맥널티의 블루마운틴 제품들이 해당 품종 함량이 가장 적었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블렌드(함유량 0.5%)’, ‘맥널티 블루마운틴 헤이즐넛향(1%)’, ‘맥널티 블루마운틴(0.5%)’ 등 해당 업체의 블렌드 제품의 경우 상표에 표기된 블루마운틴 원두 함량이 1%도 되지 않았다.

해당 제품들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외에 콜롬비아, 브라질, 에티오피아 등 다른 지역 커피로 채워져 있었다. 블루마운틴 함량이 0.5%였던 ‘맥널티 블루마운틴’ 제품은 콜롬비아 원두가 69.5%, 브라질 원두가 30%를 차치했다.

또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블렌드’ 제품도 브라질 40%, 콜롬비아 39.5%, 에티오피아 20%로 전체 원두의 99.5%를 차지했다. 제품명인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원두는 0.5% 정도만 포함됐다.

한국맥널티 관계자는 “출시 때 상표 표기와 관련해 법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없었던 제품”이라고 해명한 뒤, “논란이 커지면서 현재 해당 제품에 관한 단종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푸드가 판매하는 ‘칸타타 싱글백 블루마운틴 블렌드’ 제품도 블루마운틴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블루마운틴 함량은 1%에 불과했다. 나머지 원두함량은 브라질 39%, 코스타리카 30%, 온두라스30%다.

이처럼 포함된 상표에 표기된 원두가 적자 원산지 고유의 맛을 기대하고 구매했던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폭됐다.

해당 원두를 구매한 우모씨(35)는 “블루마운틴 이름에 샀는데 알고 있던 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다시 확인하자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며 “농락당했다는 느낌에 기분이 굉장히 상했다”고 말했다.

커피 전문가들에 따르면 블렌딩 할 때 주원두를 소량만 넣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 풍부한 맛을 느끼려고 하는 블렌딩이라면 적어도 해당 원두가 30% 이상 들어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 커피 전문가는 “블렌딩에서 원두를 이런 식으로 배합한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며 “단지 유명 원두의 이름을 쓰기 위해 해당 배합을 사용한 것이라고 추측해본다”라고 답했다

반면 제대된 블렌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도 있다.

대표적으로 동서식품의 카누 제품 중 콜롬비아 블렌드는 콜롬비아 원두 함유량이 40%가 넘는다. 동서식품의 해당 블렌드 제품 구성은 콜롬비아 40.8%, 과태말라 29.6%, 코스타리카 29.6%으로 이뤄졌다.

카누 관계자는 “블루마운틴처럼 비싼 가격대의 원두보다 질 좋은 원두를 공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카누는 콜롬비아 원두가 주재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