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제역할 못해, 은행은 예대마진에만 치중”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 위원장이 금융위 업무보고에 앞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 위원장이 금융위 업무보고에 앞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새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김진표 위원장이 금융계 전반에 대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진표 국정자문위 위원장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서 열린 자문위 경제1분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 금융권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혁 필요성을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금융위가 가계부채 관리와 주거래은행 중심의 상시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본다”며 “특히 지난 6개월여 국정 공백 기간에 계획은 있지만 (상시 구조조정이)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 신용평가기관이나 전문가들이 우리 경제 문제를 볼 때 항상 가계부채와 구조조정 문제를 제기한다”며 “이번 업무보고와 앞으로 토론 과정을 통해 구조조정이 신속히 마무리될 수 있는지, 지금까지의 방법으로 되는지, 별도의 조치가 필요한지 토론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선·해운업 등의 위기론이 장기화되고 일부 업체의 폐업 사태까지 발발하는 상황 속에서 산업계를 지원·관리해야 할 금융당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가계부채 문제에 있어서도 제대로 된 해결책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저금리가 일반화되고 있는데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시스템의 존립이 가능하냐”며 “빤히 예측되는데 금융계의 전환 움직임이 느리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너무 노쇠했다. 벤처 창업 열풍이 일어나야 하는데 금융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 은행 포함 우리 금융계가 전통적인 수익 창출 방식인 예대마진에나 열중하며 벤처기업 투자 등 신생 기업 창업 지원에는 인색했다는 힐책이자, 금융계 전반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었다.

경제 1분과 위원장을 맡은 이한주 가천대 교수 역시 “중소벤처나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금융이 대단히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금융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크고 작은 혈관 역할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계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 관련 향후 추진될 새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의 정책기능 강화 및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 부활 그리고 대출총량제 도입 등 새로운 가계부채 방안 도입과 벤처 투자 활성화 등이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