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곳곳서 사드보복 완화조짐…기대감속 ‘신중론’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키로 한 롯데를 대상으로 한 중국 내 불매 운동이 확산됐던 지난 3월 광둥성 선전시 중국계 슈퍼마켓의 직원이 롯데의 과자를 회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키로 한 롯데를 대상으로 한 중국 내 불매 운동이 확산됐던 지난 3월 광둥성 선전시 중국계 슈퍼마켓의 직원이 롯데의 과자를 회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면서 유통업계의 분석이 분분하다. 더 이상 사드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기대감속에서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의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통화한 이후 지난 15일부터 중국의 3대 음원 사이트인 ‘QQ뮤직’에서 ‘케이팝(K-POP:한국 가요)’ 항목이 부활했고, 송혜교, 전지현, 비의 광고가 재개됐다.

중국의 일부 항공사들은 다음달부터 한국행 노선을 재개할 방침이며 국내 호텔로 문의해오는 단체관광객들도 회복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국 사드로 큰 타격을 입었던 국내 화장품업체만 하더라도 숨통이 트였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최근 중국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으로부터 중국공장의 생산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품목허가 제품은 마스크팩 7종, 기초 5종으로 총 12개 품목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3천7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아모레퍼시픽은 “며칠 전부터 면세점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유입돼 한 고비는 넘겼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잇츠한불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33억원으로 51.8% 감소했지만 최근 출시한 ‘타이거시카’ 및 ‘라이프팔레트’ 등 색조 신제품들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거세다.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얘기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업계는 대표적인 ‘신중론’파다.

면세점들은 지난 3월 중국의 한국행 여행상품제한이후 최고 40% 매출이 하락했다.

사드보복이 완전히 끝났다고 해도 매출반영이 하반기부터 적용될뿐더러 종전 수준으로의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면세점 1위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 19~20일에 개최한 패밀리 페스티벌에서 3년간 진행했던 외국인 전용 콘서트를 제외시키는 등 면세점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했다.

면세점들은 사드여파가 종결되더라도 일본, 중동아시아 등 관광객 다변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도 대부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에서 영업정지를 받은 롯데마트는 지난달 28일부로 74곳의 현지 점포가 영업정지 기한이 만료됐지만 중국 정부로부터 영업재개 여부에 대해 이렇다 할 방침을 듣지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주 주말부터 다음주 초에 (영업재개 여부가)가시화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다”며 “지금은 어떠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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