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은 내부, 감사는 외부 빅딜서도 제기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두 달여 간 이어져 온 Sh수협은행 차기 행장 인선 작업이 여전히 미궁 속을 헤매고 있다. 신경분리 단행 후 맡게 된 첫 행장 인선이었으나, 정권 눈치 보기에만 바쁘다 보니 행장추천위원회 개최 시기조차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Sh수협은행에 따르면 이번 주 내지 이번 달 내 개최설이 제기돼 온 차기 행장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 회의가 아직까지 정확한 개최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앞서 수협은행은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단행 후 처음 맡게 된 차기 행장 인선을 두고 높은 기대감을 줘왔다. 신경분리 단행 후 금융분야 강화에 성공한 농협금융의 전철을 밟아, 수산업 특화금융에서 벗어나 일반 금융회사로 한 단계 진일보 할 기회가 될 것이라 판단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협은행의 차기 행장 인선은 당초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왔다.
관료 출신인 이원태 전 행장의 임기만료와 함께 그의 재연임 가능성이 불거졌으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속 이 전 행장은 재연임을 포기했다.
이 전 행장이 차기 후보군에서 사라진 뒤로도 행추위는 수차례 회의를 개최했으나, 차기 후보군을 3배수로 압축만 했을 뿐 최종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수협은행 행추위는 수협중앙회 추천 행자위원과 정부 추천 행자위원 간 알력다툼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전 행장 임기 만료 후로는 정만화 비상임이사가 행장 직무대행 체제가 한 달여 가까이 이어져 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로는 ‘공백 상태인 수협은행장 인선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강하게 제시되기도 했으나, 수협은행측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새 정부의 금융 컨트롤타워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정부 공적자금 1조1천581억이 투입돼 있는 상황이다 보니, 자체적으로 행장 인선을 추진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협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내부적으로 독립운영에 따른 기대감을 공공연히 드러내 왔음에도, 정작 성공적 독립운영의 키를 줬다고 평가받는 첫 행장 인선에 있어 과거와 마찬가지로 정권 눈치 보기만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행자위 내 영향력이 큰 김임권 농협중앙회 회장은 최근 새 행장 인선 관련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회장은 “정권 차원의 낙하산 인사를 경계한다”고 밝히면서도, “행장을 내부인사로 할 경우 감사에는 외부인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수협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회장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 수협은행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