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인정 못받고 투자자 모집어려워도 RBC가 먼저

 
 

[현대경제신문 김자혜 기자] 최근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이 지급여력(RBC)비율을 늘릴 목적으로 후순위채를 잇달아 발행할 예정이다.

신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자본인정을 받기 어렵고 투자자 모집에도 불리할 수 있으나, 당장 급한 불을 꺼야하다 보니 자금조달이 쉽고 빠른 후순위채 발행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이달 25일 4천억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하루 뒤인 26일에는 현대해상이 3천억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각사 계획대로 후순위채 발행이 마무리되면 동부화재와 현대해상 RBC비율은 각각 15.49%포인트, 14.1%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후순위채 발행계획을 살펴보면 동부화재의 경우 7년 만기 1천500억원, 10년 만기 1천500억원, 10년 만기(5년콜옵션) 1천억원의 규모로 발행한다.

동부화재는 2017년 말 기준 178.51%인 RBC비율이 후순위채 발행 후 194%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지난 17일 진행한 수요예측결과 약 6천억의 자금이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해상 역시 7년 만기 1천억원, 10년 만기 1천억원, 콜옵션 부여된 10년 만기 1천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후순위채의 경우 만기가 5년 미만이 되면 매년 20%가 순자기자본에서 제외된다.

2022년 시행예정인 IFRS17까지 안정적으로 대비코자 한다면 영구채 성격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회사차원에서 더 이로울 수 있다.

그럼에도 손보업계 상위권 업체들이 비슷한 시기 잇따라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이유에 대해선 지난해부터 지적받아 온 ‘낮은’ RBC비율을 단기간 끌어올리기에 발행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후순위채가 신종자본증권 발행보다 더 낫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기적인 자본 확충에는 후순위채가 더 유리하기 때문에 발행하는 것”이라며 “만기가 5년 미만이 됐을 때, 자본조달에 대한 계획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해상 관계자 역시 “후순위채 발행금리가 신종자본증권보다 낮다는 장점이 있고 금리상승 여부에 따른 차별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에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기 5년 미만 시 조달에 대한 별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신종자본증권은 신용 기반이 낮은 보험사가 발행하기는 쉽지 않다”며 “현 시장 자체가 수급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현실적 대안으로 후순위채를 찾는 보험사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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