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ELS 조기상환 및 발생수익 증가…이후 분기 실적은 피크아웃 주의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금리 변동성 확대 등의 불확실성으로 수익 개선이 힘들 것이란 예상과 다른 전개다.

수익구조의 안정적 변화와 함께 증시 활황에 힘입은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및 발행 잔고 증가가 우려 요인을 상쇄하고 수익 상승을 견인하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3천374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40.8% 상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분기에서 연결 기준 순이익이 1천300억원을 넘어서며 실적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4%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수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3% 늘어난 2조94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수익은 소폭 줄었지만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면서 수익성을 개선시켰다는 평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연결 기준 순이익으로 전년동기보다 174.2% 늘어난 1천102억원을 달성하며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리 변동성 증가로 증권사의 채권운용수익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상황에서 미래에셋대우는 이머징마켓과 미국 금융채 중심의 적극적인 해외채권투자로 트레이딩 부분에서 86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순영업수익 기준으로 위탁매매 26%, 자산관리 16%, 투자은행(IB) 12%, 트레이딩 27% 등 합병 전보다 수익구조가 한층 안정적으로 바뀐 덕에 1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사로 분류되는 키움증권의 경우 1분기 순이익으로 시장 예상치(461억원)를 크게 넘어선 607억원을 시현했다.

개인 주식약정 시장점유율이 최고 수준인 26.5%를 유지했고 108억원 규모의 우리은행 배당금으로 운용이익이 크게 늘어난 점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또 저축은행인수로 자회사 이익이 크게 증가한 점도 유효했다.

지난해 출범한 키움예스저축은행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67% 성장하며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여신잔고 역시 전분기 대비 8.7% 성장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키움예스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151억원의 이익기여로 키움증권의 전체 순이익 중 24.8%의 비중을 차지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이익증가로 실적 개선세를 보인 키움증권을 제외한 대형사들은 공통적으로 ELS 조기상환 및 발생수익이 많이 증가했다”며 “이에 증권업종은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여파로 기대와 우려가 상존했던 상황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ELS 조기상환은 1분기에 몰려 있는 만큼 이후 분기실적은 피크-아웃(Peak-Out)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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