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한국 광고 재개·면세점에 중국 관광객 북적…업계 '반색'
아모레퍼시픽 “아세안 시장 다 합쳐도 중국의 1/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반발로 불어닥쳤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최근 조금씩 풀리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화장품업계가 반색했다.

업계는 다만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지 아니면 반짝쇼에 그칠지 두고 봐야한다며 조심스런 태도로 관망하고 있다.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사드 한국 배치를 사실상 재검토할 것을 미국 측에 시사하자 중국의 태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통화한 뒤, 지난 15일부터 중국의 3대 음원 사이트인 ‘QQ뮤직’에서 ‘케이팝(K-POP:한국 가요)’ 항목이 부활했고, 송혜교, 전지현, 비의 광고가 재계됐다. 시진핑 주석은 문 대통령과 통화한 후 자신과 비슷한 면이 많다고 만족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화장품업계에 다시 불어온 훈풍은 주가에서 감지됐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홀딩스, 잇츠스킨 등 화장품업체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드와 관련한 논의가 다시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고, 중국의 한한령 조치가 최대 고비를 지나갔다고 분석했다.

중국 본토 내에서도 한국의 화장품들의 숨통이 다시 트이기 시작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최근 중국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으로부터 중국공장의 생산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품목허가 제품은 마스크팩 7종, 기초 5종으로 총 12개 품목이다.

화장품업계는 그동안 한한령 때문에 많은 피해를 봤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37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최순실 게이트’ 등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국내 경기 침체와 사드 갈등 이후 중국 관광객 유입 감소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면세점에 중국 관광객들이 오지 않아서 타격이 컸다”면서 “며칠 전부터 면세점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유입돼 한 고비는 넘겼다고 생각한다. 다만 2분기 실적으로 견인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잇츠한불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3억원으로 51.8% 감소했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사드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한 것 같다”며 “다만 최근 출시한 ‘타이거시카’ 및 ‘라이프팔레트’ 등 색조 신제품들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실적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4억1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사드 영향도 있었지만 인건비와 연구개발(R&D), 공장 자동화 비용이 늘어나 1분기 영업이익이 적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업계는 한한령으로 타격을 입은 뒤, 지나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해외 시장 다각화를 모색했다.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 지역은 물론, 미국, 캐나다, 유럽, 중동 시장까지 뛰어들며 중국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처했다. 다만 그 시장이 크지 않아 여전히 중국에 러브콜을 보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세안 시장을 다 합쳐도 중국 시장의 1/5밖에 안 된다”며 “중국 이외의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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