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자·일반담배 사이 세금 구별 기준 불명확

17일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아이코스 및‘담배 연기 없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17일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아이코스 및‘담배 연기 없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주요 담배업체들이 담배값 인상과 혐오그림 부착 등 악재가 산적했던 가운데 신형 전자담배에 비중을 두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기존 일반(궐련)담배와 달리 확정되지 않은 국내 세금 기준 등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17일 한국필립모리스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궐련담배 연기가 없는 히팅 방식의 혁신적인 제품인 아이코스를 공개했다.

아이코스는 연초 고형물을 이용해 특수 제작된 담배 제품인 히츠(HEETS)를 불에 태우지 않고 히팅하는 전자 기기로 다음달 5일부터 공식판매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번 아이코스가 향후 담배연기 없는 시대를 열 시발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아이코스에서 발생하는 연기는 담배연기가 아닌 증기로 일반 담배 연기에 비해 국제 기관들이 정한 유해하거나 잠재적으로 유해한 물질이 평균 90% 적게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담배 연기나 재가 없고,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 담배 연기보다 냄새도 훨씬 덜한 니코틴 함유 증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무게를 두고 있는 업체는 한국필립모리스 뿐만이 아니다.

BAT코리아도 자체 개발한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GLO)를 올해 안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KT&G도 TF(Task Force)팀을 꾸려 전자담배 출시를 검토 및 조율하고 있다.

이처럼 담배업체들이 전자담배에 관심을 보이는 데는 최근 국내의 부정적인 담배 정서 및 규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비흡연자와의 갈등은 물론 혐오그림 부착 등 담배업체들의 고민이 전자담배라는 카드를 꺼내게 만들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해결해야할 과제는 남아있다. 개별소비세가 어떻게 부과될지 정해지지 않았고 과세 기준도 어떻게 구분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상 일반 담배는 판매가의 70% 이상이 세금으로 담배소비세, 건강증진부담금, 개별소비세 등이 붙는다.

그런데 현재까지 이번 신형 전자담배를 일반담배로 봐야 할지 전자담배로 봐야할지 명확한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는 새로 나오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전자담배처럼 g당 51원의 개별소비세를 매겨야한다는 주장과 일반 궐련형 담배와 같이 g당 594원으로 해야한다는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조세소위는 지난 3월을 끝으로 열리지 않았고, 결국 아이코스는 별도의 과세기준을 받지 않은 채 ‘파이프 담배’로 개별소비세를 매기게 됐다. 파이프 담배의 개별소비세는 g당 21원이다.

이에 따라 향후 국회에서 세금 체계가 결정되면 소급 과세 여부가 결정되고 이것이 곧 전자담배의 흥행여부와도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에 이어 국내에 전자담배를 출시할 것으로 보이는 BAT코리아와 KT&G도 이 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확정된 아이코스의 경우 개별소비세가 증가하면 가격에 변동을 주거나 판매 금액안에서 이익률이 감소하게 되는 현상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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