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담금 증가도 한 몫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기존에 비해 보험료가 최대 35% 더 저렴한 이른바 ‘착한’ 실손보험이 별다른 인기몰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형 상품에 한해 보장범위가 축소되고, 자기 부담비율도 종전과 비교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 따르면 지난 4월 1일 출시된 새 실손의료비보장보험(실손보험)이 낮아진 보험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보험사 기준 종전에 보유하던 실손보험을 새 실손보험으로 계약 변경한 사례가 4월 한 달간 200여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가 3천200만 명에 달한다구 볼 때 사실상 거의 이동이 없었다고도 볼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기존 실손보험 관련 “상품 끼워팔기 등을 통해 가계 보험료 상승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약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상품체계의 전면 개편을 단행했다. 그렇게 해서 새로 선보이게 된 실손보험은 기본형과 3가지 특약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도수치료 및 체외충격파와 증식치료 특약, 비급여 주사제 특약, 비급여 MRI(자기공명 영상치료) 특약 등을 기본형에 추가할 수 있는 구조다.

새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료는 기존에 비해 확실히 저렴하다. 기본형의 경우 40세 기준 남자는 월 1만1275원, 여자는 1만3854원의 보험료만 납부하면 된다. 종전과 비교해 35%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특약 모두를 포함해도 기존에 비해 남자 16.4%, 여자 16.3% 더 저렴하다.

그럼에도 새 실손보험 상품으로 옮겨 타는 경우가 적은 이유는 기본형의 경우 보장성이 떨어지고 자기부담금이 전보다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특약에 포함되는 도수치료 등에 있어 자기부담금은 이전까지 최대 20%였으나, 현재는 최대 30%로 높아진 상황이다. 2009년 이전 실손보험 가입자 중 자기부담금 제로인 경우도 있다는 것과 비교하면 변경이 확실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또한 종전에는 현재 특약에 포함된 치료항목이라고 해도 횟수나 청구 금액에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새 실손보험에서는 도수치료의 경우 연간 최대 50회 350만원, 비급여 주사제 최대 50회 250만원, 비급여 MRI검사 300만원까지 보장이 제한된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기본형에만 가입한다면 새 실손보험이 싸지만 특약으로 분리된 진료를 받는 경우를 고려하면 갈아타는 것이 오히려 불리하다”며 “설계사들 또한 이를 잘 알기에 가입자들에게 변경을 적극 권유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새 상품으로 변경 없이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만 유지되고 그에 따른 보험사 손해율이 상승할 경우, 기존 상품에 한해 보험료가 꾸준히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변경이 오히려 나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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