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엔 中 기업 보조금 사라질 듯”…LG·SK 등 국내 업체에 호재

삼성SDI 모델들이 지난해 4월 중국 북경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2016(Auto China 2016)’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 모델들이 지난해 4월 중국 북경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2016(Auto China 2016)’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미국과 유럽의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올해 1분기 30~40% 급증한 반면 중국 시장은 5%대 성장률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정체는 현지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재검토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없앨 전망이라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의 현지 사업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4만4천333대다.

이는 전년 동기(4만2천131대) 대비 5.2% 늘어난 양으로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2015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기세가 한풀 꺾인 셈이다.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34만358대로 2015년(18만9천108대)에 비해 약 80% 증가했다.

이는 전세계 판매량(72만9천583대)의 46.7%에 달하는 양으로 비중도 2015년(35.1%)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위축은 미국·유럽과 상반되는 양상이다.

하이브리드카닷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에서는 2만1천410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작년 1분기(1만5천275대)에 비해 40.2% 증가한 수치다.

이는 테슬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 X'와 쉐보레의 순수전기차 볼트(Bolt) EV의 신차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도 올 1분기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7.6% 증가해 3만2천627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독일의 증가폭이 컸다.

올해 1분기 독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약 5천여대로 작년 동기(2천332대)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독일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의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중국만 증가폭이 저조한 데에는 현지 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지원 요건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정부는 보조금 규모를 기존에 비해 20% 줄이기로 결정하고 지원 대상 업체를 선별하고 있다”며 “보조금 지원이 불투명해지면서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전기차 배터리업체를 대상으로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연간 리튬이온 80억Wh 이상을 생산하는 배터리 업체를 모범기준으로 정했다. 이는 종전 기준(2억Wh) 보다 무려 40배 높은 규모다.

중국에서는 모범기준업체로 선정돼야 전기차 값의 절반에 근접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 기준을 달성한 기업은 비야디(比亞迪·BYD)와 닝더스다이(寧德時代)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업체들은 유럽과 미국 위주로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예정이라 국내 업체의 중국 사업은 차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 간 보조금을 줄이고 있다”며 “지금 추세로 봤을 땐 2020년이면 보조금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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