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4개사 시장 점유율 80% 넘겨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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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상위권 업체들의 시장 독식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단위로 계약갱신이 이뤄지는 차보험 특성상 가입이 간편하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형사로 고객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그에 따른 시장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 상위 4개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사상 처음 80%를 넘어선 80.2%로 조사됐다. 이들 4개사의 1분기 기준 차보험 원수보험료만 4조1천300억원에 달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1조2천406억원의 원수보험료를 기록했고, 동부화재 8천130억원, 현대해상 7천815억원, KB손보 5천467억원이었다. 이들 대형사들은 보험료 증가와 손해율 개선 등의 영향 속에 올 1분기 실적에 있어서도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차보험 시장에서 대형사들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온라인을 통한 가입 편의성 증가와 지난해 말 단행된 보험료 인하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보험 가입에 있어 주요 평가 잣대 중 하나로 떠오른 구간별 할인율 적용에 있어서도 대형사들의 상품이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다.

대형사들의 차보험 시장 잠식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업체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손보협회에 등록된 17개 보험사 중 단 4개사가 차보험 시장의 8할을 차지하고 있고, 차보험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한 장기보험 가입 권유가 일상화돼 있다는 점에서 볼 때 향후 중소 손보사들의 영업력이 더욱 약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계기준 도입에 맞춰 보험업계 내 대규모 자본확충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대형사로 쏠림 현상이 중소 손보사의 자본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보업계 내에서는 "시장 자율화에 따른 당연한 변화로, 아직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대체로 우세하다. 빅4의 높은 시장점유율 현상이 어제 오늘 이야기도 아니고, 특정 회사 점유율이 급격하게 늘어나거나 줄어들지도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중소 손보사 관계자는 "과거 삼성화재 1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적도 있었다”며 “우리 회사의 경우 단순 시장 점유율 확대 보다는 우량고객 확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시장 점유율이 한 자리 대에 머물고 있는 중형 손보사라 해도 원수 보험료 규모는 장기보험 포함 몇 조원대에 이른다”며 “보험업계 전체 규모를 고려할 때 대형사로 시장 쏠림이 중소 손보사의 생존까지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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