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연휴로 여행 떠나고 현금 선물에 밀려 매출 부진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 화훼공판장 지하 꽃 상가에서 매장 직원이 휴대전화를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연합>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 화훼공판장 지하 꽃 상가에서 매장 직원이 휴대전화를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장은진 기자] 화훼업계 대목으로 뽑히던 5월 카네이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업계가 울상이다.

8일 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카네이션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거래금액은 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8% 감소했다. 카네이션 1속(20송이)의 평균 경매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감소한 4천450원대로 나타났다.

업계는 어버이날이 징검다리 연휴가 겹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난 것을 판매량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또 실용적인 현금, 건강식품, 상품권 등 선물로 대신하는 사회 추세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직장인 김모씨(37)는 “부모님이 어버이날에 카네이션 대신 현금을 선호하신다”며 “올해 어버이날은 가족끼리 함께 외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 경기불황, 청탁금지법, 수입산 카네이션 등도 카네이션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aT 조사결과 지난해 수입산 카네이션 판매량은 255만3천 달러로 5년 전인 2012년(160만 달러)보다 59.5% 급증했다. 수입산 카네이션의 95%는 국산보다 낮은 가격대인 중국산이다.

수입산 카네이션은 한줄기에 한 송이 꽃이 달린 ‘스탠다드’ 종류가 많다. 특히 지난해 주로 적색 스탠다드 카네이션이 수입돼 올해 국내 화훼농가들은 유채색 스탠다드 카네이션이나 한줄기에 여러 꽃송이가 달린 스프레이 카네이션을 재배했다.

그러나 올해는 적색과 유채색 스탠다드 카네이션이 비슷한 비중으로 수입됐다. 더구나 경기불황과 김영란법 시행 여파로 꽃바구니에 주로 사용되던 스프레이 카네이션보다 스탠다드 카네이션이 판매량이 많았다.

aT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잘못된 시장분석으로 국내 화훼업계가 더 어려워졌다”며 “카네이션 바구니를 덜 찾으면서 국내 화훼농가에서 재배한 스프레이 카네이션의 수요가 적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해 단행된 청탁금지법 이후 업계가 매출 부진을 겪자 정부와 관련 단체는 꽃 생활화 캠페인, 판매처 다양화, 원산지 단속 등 대책을 마련했다.

꽃 생활화 캠페인은 지난해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aT에서 국내 화훼농가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다. ‘원테이블 원플라워(One table One flower)’란 명칭의 이 사업은 사무실에 정기적으로 꽃을 배달해 생활 속에서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현재 공기업, 농협, 지자체 단체들이 꽃 생활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꽃 소비 촉진을 위해 판매처 다양화 사업도 진행 중이다. aT 화훼공판장은 GS슈퍼마켓과 업무제휴를 맺고 플라워 숍을 운영하고 있다. 또 이동이 편리한 플라워트럭을 운행하며 다양한 장소에서 꽃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값싼 수입품이 국산으로 둔갑히는 것을 막기 위한 법적 조치로 화훼류 원산지표시 단속도 이뤄졌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해 4월 국화, 튤립 등 국산 화훼류 11품목을 원산지표시 대상 품목으로 신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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