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기 산업부 기자
최홍기 산업부 기자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실적을 두고 아전인수격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무늬만 기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지만 희망을 봤다는 자평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주요 소셜커머스 업체 중 제일 먼저 실적을 공개한 위메프는 지난해 3천6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70.5% 성장한 수치다. 영업손실은 55.3% 감소한 636억원으로 집계됐다.

티몬의 지난해 매출액은 46% 성장한 2천86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12%가량 증가한 1천585억원으로 나타났다.

소셜커머스를 떠나 전자상거래기업으로 거듭났다고 천명했던 쿠팡의 경우 매출액이 1조9천억원에 달했다. 다만 2년동안 적자만 1조원을 돌파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들 기업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적자폭이 감소됐거나 개선되고 있으며 충분히 예상한 범위였다는 이유에서다.

위메프만 하더라도 영업손실이 55.3% 감소됐는데 이같은 ‘호황’이 앞으로 계속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여기에는 거래액 성장 및 손익 개선 효과와 함께 기존 고객들의 재구매율 증가와 신규 구매자수의 견조한 상승 등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티몬은 영업손실액 중 600억 가량이 마트와 투어 등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신규사업에 대폭 투자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며 이를 제외하면 약 900억원대의 손실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비용 이외에 기존 중점 사업에서의 손실은 계속 줄고 있다는 얘기다.

현금자산은 1천467억으로 전년대비 55% 확대돼 현금 유동성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으며 일반 유지 비용에 있어 큰 효율화가 시작됐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쿠팡은 매출 대비 손실비율이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감소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으며 수익성의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공헌이익 또한 2016년 4분기부터 흑자전환 했다고 밝혔다.

특히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1.7배 증가했으나 손실액은 5천600억 원으로 전년도와 큰 변동이 없어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들은 간과하지 말아야할 점을 간과하고 있다. 단 한푼이라도 적자는 적자라는 점이다.

일본의 대표적 성공기업으로 꼽히는 전자부품업체 ‘일본전산’의 사장 나가모리 시게노부는 ‘적자는 죄악’이라고 말했다. 기업경영에 있어 흑자를 내지 못하는 기업은 어떤 일보다도 적자 탈피를 최우선 목적으로 둬야 한다는 얘기다.

그 어떠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회사의 CEO는 기업을 흑자로 이끌어야하며 적자가 계속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야한다. 적자폭 감소라고 해서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닐 것이다. 돌려말하면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좋아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업계 특성상 실적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시기는 지났다고 봐야한다.

수익성 개선이나 적자폭 감소는 분명 축하해줄 일이다. 그러나 CEO는 흑자를 내라고 존재하는 자리일 뿐 적자를 내라고 존재하는 자리가 아님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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