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더블스타, 벌써 금호타이어 영업 비밀·기술력 빼 가”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금호타이어의 베테랑 연구원 두명이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로 이직했다. 이들은 금호타이어에서 10년 넘게 일한 과장급으로 차장을 건너뛰고 부장으로 승진해 이직하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베테랑급 연구원이 더블스타로 적을 옮기면서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때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기술 유출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중국 천진공장에서 근무하던 과장급 연구원 두명은 최근 더블스타에 부장급으로 입사했다. 이들은 각각 30대 후반과 40대의 중국인 직원들로 금호타이어에서 1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다.

이들이 회사를 옮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매각 우선협상자로 현재 채권단과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곳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서 인수의 큰 걸림돌도 제거된 상태로 더블스타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독립경영과 고용승계를 약속한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베테랑 연구원 두명이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더블스타로 떠나자 타이어업계 일부에서는 인수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5개월 후면 경영권을 넘겨받고 고용도 승계할 예정인 회사의 직원을 직급을 높여주며 채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더블스타가 내부적으로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핵심기술만 빼가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필요한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은 고용 승계 등을 이유로 매각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탓이다.

또 금호 브랜드 사용권과 노조의 반발도 숙제다.

브랜드 사용의 경우 금호라는 명칭과 상표권의 소유권이 금호그룹(금호산업)에 있는 만큼 금호타이어가 지금의 사명을 더 이상 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매각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본력과 기술력, 글로벌 경영능력이 낮은 중국업체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 타이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더블스타는 M&A 과정 중 실사를 진행하면서 금호타이어의 영업 비밀과 기술력을 상당부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 동안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블스타의 기술력 향상을 극대화 하기 위해 금호타이어 연구원들까지 채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