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대형화 속 '대리운전보험' 손해율 개선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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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손해보험업계 인수 기피 직종 중 하나로 분류돼 왔던 대리운전시장에 대한 업계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리운전업체의 대형화·체계화 속 기피의 주 원인이던 높은 손해율이 관리되기 시작했고 시장의 성장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는 탓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최근 국내 대리운전 배차 프로그램 1위인 ‘로지’의 운영사 바나플과 대리운전보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동부화재 또한 지난 3월 바나플과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KB손보와 동부화재 두 회사는 지난해 이미 카카오와 제휴를 맺고 대리운전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브’ 전용 모바일 대리운전보험을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대리운전보험은 대리운전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대인·대물·자차·자손 등을 보장해 주는 상품으로 1990년대 말 대리운전이 국내 도입되며 시장에 등장했다.

그러나 이 상품은 일부 대리기사들의 도덕적 해이와 그에 따른 보험사기 증가는 물론  높은 손해율 등으로 보험사 인수거부가 많았고 그로인해 시장 또한 성장하지 못했다.

대리운전 전체 시장규모가 약 3조원 가량되고 화물차나 대형버스 대리운전을 제외한 순수 대리운전 시장만 연간 1조원대인 것과 비교해 대리운전보험의 시장 규모는 약 900억원 정도에 불과했던 것으로 대리운전의 보험 보장성 역시 당연히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수 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 KB손해보험과 동부화재 등의 손보사가 대리운전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적극적인 상품개발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대리운전업계가 변화하고 있고 시장의 성장 가능성 역시 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드라이브' 출현을 계기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새로운 사업형태가 대세로 떠오르고 업체들의 대형화·체계화가 이뤄지며 높았던 손해율이 점차 관리·개선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2~3년 내 현재 시장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KB손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카카오와 로지에 영향을 받은 중소 대리운전 업체들 또한 생존을 위해 합병 등을 통해 대형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사들이 늘어나게 되면 지금의 손해율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리운전보험 시장은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KB손보와 그 뒤를 쫓는 동부화재가 독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 동안 이 같은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리운전보험 시장에 대한 여타 업체들의 관심이 낮은 편은 아니지만 단체가입 형태를 보이는 시장 특성상 이미 시장을 선점한 양사의 독점 구조를 깨트리기 어렵다 보니 이들 외 손보사에서 특화된 상품 개발 등에 전혀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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