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1번째 내외 규모, 동반된 위험요인 유의해야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외국인 주식보유잔액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와 기업들에 대한 해외투자자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풀이했다.

2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최근 외국인 주식보유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4천500억달러(5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11번째 내외의 규모로 전세계 외국인의 해외주식잔액 24조4천억달러(2경4천400조) 중 1.9%에 해당한다. 세계경제 내 한국비중(2016년 기준 1조4천억달러, 세계 11위, 1.9%)과도 유사한 수치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신흥국 중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며 “한국 증시가 ‘외국인의 대표증시’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보유잔액 증대에 따른 잠재적 위험요인도 동반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먼저 외국인의 매도시 절대금액이 비례적으로 증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외국인 투자자의 월평균 순매도가 지난 2009년에 비해 2배가 넘는 3~4조원에 달하는 상황이 수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의 대형주 보유 쏠림도 우려된다. 외국인 보유주식이 상위 대형종목에 집중되면서 외국인 쏠림현상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단일종목 악재 시 외국인 매도에 따른 영향력도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보유액이 200조원이던 지난 2009년 5월 국내 증시에서 상위 외국인 보유액 5대, 10대 종목이 전체 보유액에서 차지한 비율은 각각 28.8%, 47.3%였으나 현재는 43.1%, 5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수가 집중됐떤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위 외국인 보유액 5대 종목의 비율도 13.8%에서 15.1%로 증가했다.

외국인 보유주식 증가로 주식거래액이 늘어나면서 외환시장에서 환율에 미치는 요인도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05년 이후 국내 외환시장 거래량의 증가 속도가 주식거래액 증가에 못 미치고 있어 영향력은 더욱 점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안남기 연구원은 “외국인 국내주식 보유 500조원 돌파에 따른 잠재적 위험요인에 유의해야 하고 이를 줄일 수 있는 대책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주식시장 성장 속도와 비슷한 외환 및 여타시장의 병행 육성도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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