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롯데·CJ·현대 등 주요 거점 잡고 관광 서비스 사업 강화

‘비스타 워커힐 서울’이 리뉴얼을 마치고 13일 새롭게 공식 오픈했다. 도중섭 SK네트웍스 워커힐 총괄(사진 왼쪽)이 비스타 워커힐에 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은진 기자>
‘비스타 워커힐 서울’이 리뉴얼을 마치고 13일 새롭게 공식 오픈했다. 도중섭 SK네트웍스 워커힐 총괄(사진 왼쪽)이 비스타 워커힐에 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은진 기자>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편집자 주] 국내 산업 전반이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홍역을 앓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한국행 여행상품 제한이후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이어지면서 유통·여행·관광업계 타격이 극심하다. 이 가운데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던 대기업들이 문화·관광사업 강화를 선포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문화·관광 ‘전초기지’ 수립에 나서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13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W서울 워커힐 호텔을 ‘비스타 워커힐 서울’로 새롭게 재단장하고, 오픈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워커힐면세점 특허 탈환에 실패한 이후 관광·서비스 산업군을 강화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해석된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은 250개의 객실, 헬스센터 ‘웰니스 클럽’, 가상현실(VR)이 설치된 정원 ‘스카이야드’ 등을 갖추고 지난 1일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기존의 숙박시설 공간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레저 등이 자리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리뉴얼 됐으며 다양한 테크놀로지 구현과 미래지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됐다는 설명이다.

각 객실에는 아이패드나 스마트폰 앱으로 방에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으며 음성인식 디바이스 ‘누구’(NUGU)도 도입했다.

이번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재단장이 주목받는 것은 SK네트웍스의 사업 로드맵이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에서 시작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 워커힐 면세점의 특허 재탈환 실패 이후 면세업계를 완전히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SK네트웍스 대신 특허를 획득한 신규면세점을 비롯해 면세업계가 중국 사드이슈로 인해 휘청거리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여기에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자사의 주력 사업으로 렌탈과 호텔부문을 거론하면서 관광·서비스 부문이 부각됐다.

실제 SK네트웍스는 지난 1월부터 ‘워커힐’이라는 독립 호텔브랜드로 나설 것을 표명하면서 호텔사업분야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의 경우 전신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쉐라톤’ 브랜드 사용을 종료했다.

이번에 W서울 워커힐 호텔이 W 브랜드를 떼고 비스타 워커힐 서울로 재단장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결정은 ‘워커힐’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쉐라톤’과 ‘W’라는 브랜드로 호텔을 이원화해 운영하는 것보다 ‘워커힐’이라는 통합 브랜드로 운영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는 올해부터 새롭게 선보인 그랜드 워커힐 호텔과 비스타 워커힐 서울을 발판삼아 호텔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앞서 SK네트웍스는 지난 1월 공항 이용객들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에 워커힐 캡슐호텔을 개장한 바 있다.

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 캡슐호텔도 검토·추진할 계획이며 외국인 관광객들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계획이다.

도중섭 SK네트웍스 워커힐 총괄은 “호텔은 단순히 숙박과 식음기능만을 가진 공간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로 변화하고 있다”며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호텔사업의 새 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개장식(그랜드오프닝)에서 축하 풍선이 하늘 높이 날려지고 있다. <사진=연합>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개장식(그랜드오프닝)에서 축하 풍선이 하늘 높이 날려지고 있다. <사진=연합>

롯데는 창립 50주년 기념 새 비전을 발표하면서 관광 서비스 산업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사드이슈, 경영권분쟁, 법정공방 등 지속된 잡음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3일 롯데그룹은 잠실롯데호텔월드에서 창립5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각 사 대표이사 및 국내외 임직원 총 800여 명이 참석했다. 롯데가 그룹 차원의 창립 기념식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는 이날 외형 성장에만 집중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갖추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질적 성장에 방점을 두고 투명경영과 핵심역량 강화, 가치경영, 현장 경영 등 4가지 경영방침을 내세우며 배수진을 쳤다.

특히 롯데그룹은 최근 유통업계가 극심한 변화에 직면한 상태인 만큼 지속적으로 그룹내 모태사업인 식품에 비중을 두면서도 화학과 관광·서비스 사업쪽에 무게를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사업들은 성장가능성이나 시너지 효과 등이 높은 만큼 그룹 전반적인 역량도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창립기념행사를 잠실롯데호텔월드에서 진행한 것도 그룹이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와 관련성이 있다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단순히 유통종합기업을 넘어서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롯데월드타워,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등 쇼핑·관광·서비스 산업도 추진력을 받게 됐다.

롯데월드타워는 지하 6층, 지상 123층(높이 555m) 규모로 면적은 축구장 115개 크기인 80만7천613㎡(24만4천여평)에 이른다.

1987년 사업선정 이후 30년 만에 세워진 롯데월드타워는 대한민국 건설 역사를 바꿈과 동시에 새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

총 공사비 4조2천억원을 들인 이 타워는 롯데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평생의 숙원이었다.

신 총괄회장은 관광산업이 첨단 산업이자 미래성장동력이라고 밝히며 초고층 프로젝트를 고수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기존 롯데월드몰과의 시너지로 생산 유발효과 2조1천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 원, 취업 유발인원이 2만1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통해 창출되는 경제효과는 연간 약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 1월부터 영업중인 롯데면세점 잠실점은 올해 연매출 목표액을 1조2천억 원으로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연매출이 6천억원 가량을 기록하는 등 알짜배기 면세점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타워동 오픈에 맞춰 국내 최대 규모(특허면적 기준 1만7천334㎡)의 매장이 조성될 예정이며, 브랜드 수도 기존 500여개에서 700여개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산 아이파크몰 증축 조감도. <사진=현대아이파크몰>
용산 아이파크몰 증축 조감도. <사진=현대아이파크몰>

 

서울 용산에는 영화와 한류가 접목된 복합 한류 타운이 조성된다.

CJ CGV는 지난해 11월 HDC현대아이파크몰(아이파크몰)과 20개 상영관 규모의 매머드급 컬처플렉스 조성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CJ CGV는 서울 용산의 복합쇼핑몰 아이파크몰 내 위치한 CGV용산을 전면 리뉴얼하고 올해 하반기 재개관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영화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의 모든 것이 총집결된다.

CGV용산을 영화 한류의 새로운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심지어 CJ CGV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본사를 아이파크몰로 이르면 다음달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시기는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새로운 CGV용산은 아이파크몰 오른쪽 주차장 위를 증축해 조성된다.

CGV만의 테크놀로지와 라이프스타일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컬처플렉스 3.0’ 시대의 시발점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우선 현재 11개인 상영관을 2배로 확대해 총 20개관의 초대형 극장으로 구성한다.

전 상영관을 특별관으로 꾸며 세계 어느 극장에서도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영화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CGV측 설명이다.

CGV 기술력이 응집된 4DX, 스크린X, 스피어X, 사운드X 등의 특별관도 모두 설치된다.

영화 시사회, 국내외 스타 VIP 행사는 물론 배우 사인회, 무대인사, 일일 미소지기 체험, 팬미팅, 배우 오픈 토크는 연일 개최된다. 테마별 전시 및 기획전 역시 수시로 열린다.

CJ E&M과의 협업을 통해 tvN, Mnet, 채널CGV 등 다양한 채널들의 방송 녹화와 이벤트도 1년 내내 진행된다.

이 밖에 아이파크몰과의 협력을 통해 HDC신라면세점과의 시너지도 꾀한다.

600여 개의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초대형 면세점, 한류 공연장, 한류 관광 홍보관 등이 조성될 만큼 양사의 협업을 통해 ‘K-무비 관광 투어’ 프로그램도 기획한다.

HDC현대아이파크몰은 복합쇼핑몰 용산 ‘아이파크몰’ 전면 증축에 나서며 이를 지원사격한다.

아이파크몰은 용산 상권이 팽창하고 HDC신라면세점이 오픈하며 방문객수가 늘어나면서 쇼핑과 관광 지원 기능을 확충하기 위한 대대적인 증축과 리뉴얼을 단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006년 아이파크몰에 아이파크백화점을 개점하며 유통 사업에 직접 뛰어든 지 10년여 만이다.

아이파크몰은 면세점 입점과 이번 증축에 따른 하드웨어, 신규 콘텐츠 확보로 정몽규 회장이 2015년 밝힌 ‘비전2020 계획’에 따른 ‘글로벌 어뮤즈먼트몰’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증축에 따라 총 1천억원 규모를 투자해 6만4천㎡(증축시 총 34만㎡)에 이르는 면적을 추가 조성하며 건물 양 측면 위로 왼편 3개층과 오른편 5개층이 신설된다.

양창훈 HDC현대아이파크몰 대표는 “백화점과 면세점, 미디어 제작·공연 등 주요 상업·문화·여가시설을 모두 갖춘 제3세대 쇼핑몰로 발돋움해 나가게 됐다”며 “쇼핑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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