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건전성에 자신감, 재평가 기회로 여겨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ING생명이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른 보험사가 지급여력비율(RBC) 하락을 우려해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확연히 차이 나는 모습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될 경우 지난해 하반기 기준 316%였던 자사 지급여력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산규모 업계 5위인 ING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업계 1위 삼성생명(302%) 보다도 높은 업계 최상 수준인데 그 수치가 신 회계기준 도입 후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업체 부채규모가 늘고 지급여력비율이 대폭 하락할 것이란 업계 전망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ING생명의 반대적 예측은 자본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신 회계기준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상품 계약 시점의 원가를 부채 기준으로 삼아왔으나 새로운 회계기준 아래서는 매 결산 시점 시가에 따라 부채가 정해진다. 이 경우 과거 금리가 높던 시절 저축성 상품 판매가 많았던 회사일수록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난다.

지난해 말부터 복수의 국내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한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선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이들 보험사에서는 신 회계기준 적용시 정부 공고안인 지급여력비율 150%선 유지도 어렵다며 이를 130%대까지 낮춰 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ING생명은 이전부터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에 맞춰왔다.

ING생명 관계자는 “IFRS17이 현 유럽 기준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인데 우리의 경우 네델란드에 본사를 둔 ING생명그룹 시절부터 자산과 부채 모두를 시가로 평가하는 유럽 기준을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 회계기준 적용시 부채 증가의 주 원인이 될 6%대 확정금리형 상품 판매비율 역시 업계 평균인 30%대에 비해 현저히 낮은 10%대 초반을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ING생명은 대규모 자본확충이 가능한 상장을 앞두고서도 자본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의 발현인 듯 예상 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5월 기업공개(IPO) 관련 신주 발행을 통한 대규모 자본확충 대신 구주 매출만을 택한 것으로, 자본확충보다는 대주주이자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 목적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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