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자금으로 금융의 꽃 자본시장 진입 도전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범 일본계 기업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국내 저축은행업과 캐피탈업에 진출한데 이어 증권업에까지 도전장을 내밀며 ‘제2의 신한금융’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프로그룹은 LS네트웍스가 매물로 내놓은 이베스트증권 경매호가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베스트증권은 개인투자자를 주 고객으로 하는 온라인 전문 증권사로 지난해 2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총 자산은 2조7천억원 규모로 업계 20위권이다.

지난 10일 진행된 이베스트증권 본입찰에는 아프로그룹 외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웨일인베스트먼트,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이중 아프로그룹은 인수가로 가장 높은 가격인 3천5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업체 ‘러시앤캐시’와 ‘미즈사랑’으로 잘 알려진 아프로그룹은 재일교포 3세 출신인 최윤 회장이 이끌며 일본법인인 J&K캐피탈이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어 범 일본계로 분류된다.

2015년 12월말 기준 총 대출잔액 3조4천807억원, 거래 고객 86만4천명을 보유 중이다. 대금업의 일종인 소비자금융 부분에선 국내 최대 규모다.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 중심 성장 기반을 토대로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구 한국씨티캐피탈)을 인수해 국내 12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등 제2금융권 내에서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업계는 아프로그룹이 이번 이베스트증권 인수에 최고가 배팅을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두고 제1금융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추가 기업인수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 ‘제2의 신한금융’ 길을 걷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1982년 재일교포 자금으로 설립돼 현재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금도 신한금융은 재일교포 주주들의 영향력이 높은 편이며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아프로그룹이 대부업을 접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까지 인수합병을 통해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출범, 국내 제2금융권을 잠식한데 이어 이번엔 증권업까지 넘보며 최근 몇 년 새 종합금융사로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중소형 금융사 중심으로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소액대출을 중심으로 키운 자본력으로 제1금융권 인수에 나섰다는 점만으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프로그룹은 LS네트웍스와 계약 세부 사안을 조율한 후 다음 달까지 본계약을 마칠 계획이다. 이후 이베스트증권을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등 계열사와 연계해 IB부문과 스탁론(주식매입 자금대출) 부분에서 시너지를 내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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