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지난달 29일 인천 중구 운서동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에서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을 위한 양해각서(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에서 첫 번째), 에드 바스티안(Ed Bastian) 델타항공 최고경영자(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지난달 29일 인천 중구 운서동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에서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을 위한 양해각서(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에서 첫 번째), 에드 바스티안(Ed Bastian) 델타항공 최고경영자(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신규 투자와 계열사 지원을 줄이고 글로벌 항공사들과 합작 투자(Joint venture·조인트 벤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말 발간한 ‘글로벌 항공운송업계 보호무역기조 강화와 국내 대형항공사에의 시사점’ 리포트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이강서 수석연구원은 그 이유로 외부 환경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각 지역의 주요 항공사들이 최근 현지 정부의 지원과 인수합병(M&A)으로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 수석연구원은 “에미레이트항공과 카타르항공 등 중동 항공사들은 국영항공사로 견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기후변화가 미미해 연중 안정적인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자국 허브공항을 토대로 미주·유럽과 아시아·태평양을 연결하는 노선망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 항공업계는 수십여개의 항공사가 난립하는 상황이었으나 정부 주도로 3대 국영항공사의 과점체계가 구축됐다”며 “중국 당국은 과잉경쟁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지원금 이외에 지방정부 차원에서 저수익노선 유지를 위한 보조금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특히 중국 항공사들이 국내 항공업계에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항공사들은 우리나라와 가까운 입지적 특성상 대부분의 노선에 걸쳐 국내 항공사와 경쟁강도 격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중국 국영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영업실적, 재무상태가 열위한 국내 대형 항공사들에 비해 정부 지원 등을 토대로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항공사간 M&A가 활발하게 진행돼 업계가 재편되고 있다.

이 수석 연구원은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3대 대형항공사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항공사 M&A가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3대 대형항공사와 LCC인 사우스 웨스트항공 등 4개사가 전체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적 구조로 개편됐다”고 전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이에 우리 정부가 신규 항공사 설립을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항공운송업계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새로운 시장참여자를 제한하는 한편, 과거 이동통신업의 전례와 마찬가지로 기존 항공운송업계 내의 재편을 유도할 필요도 있다”며

“지방 공항의 경우 각 지역별로 국제선을 확대하기 보다는 인천국제공항과 지방 공항을 연결하는 지선망을 확대해 지역 주민의 편의를 도모하고 인천국제공항의 허브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게는 투자 최소화와 조인트 벤처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수석연구원은 “그룹의 경우 항공사의 신규 투자, 계열 관련 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최근 구조조정을 완료한 일본항공, 호주 콴타스와 같이 재무안정성을 개선하고 아시아·북미·유럽 노선의 강점을 활용해 조인트 벤처 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대형화에 따른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신규 투자 등 자금소요를 줄이는 가운데 시장지위의 제고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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