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중금리대출 흥행에 제2금융 고객이탈 우려 확대

<자료=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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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이 금융당국 발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리스크관리 강화 조치에 전전긍긍한 모습이다. 출범 초반부터 흥행궤도를 달리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부터 고객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출범 3일차였던 지난 6일 신설계좌 10만개를 돌파했다. 시중은행들의 월평균 비대면(온라인) 계좌 개설 실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누적 대출승인도 6천633건을 기록하며 출시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상품 개시 첫날 대출 2천714건에 114억원이었음을 고려해 현재 300억원이상의 대출이 집행된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제2금융권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케이뱅크가 대출 측면에서 목표하는 고객군은 제2금융권과 같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신용등급 7등급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4.16~8.96%를 부과하는 중금리 신용대출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았다.

시중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 4.65%와 10% 이상의 제2금융권 신용대출 금리의 사이에 위치한 셈으로, 제2금융권의 대출수요를 일부 흡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의 성공은 은행보다 제2금융권의 걱정거리고 보인다”며 “중금리대출시장이 인터넷은행의 편리한 서비스 제공으로 의미있게 성장하고 제2금융권과 인터넷은행간의 대출 경쟁이 심화된다면 제2금융권의 수익성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은 기존 대출 고객을 빼앗길까 걱정하며 잔뜩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금융당국의 ‘돈줄 죄기’에 가로막혀 어쩔 도리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제2금융권을 지목하고 집중적인 관리감독 강화를 예고한 상황이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금융권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하는 ‘원내 가계부채 상황 점검회의’에서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제2금융권은 1분기 기준 대출 규모가 크게 증가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지속적 지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 원장은 “제2금융 가계대출 관리는 총량 규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살펴보는 것”이라며 “최근 현장점검의 경우 가계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제2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문제에 대한 금감원의 관리감독 강화를 이해하면서도 그 대상을 제2금융권만 겨냥하고 있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인터넷은행의 출범으로 고객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응조치를 취할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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