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의존…자체개발 반도체 성장해야
LG전자, 인위적 구조조정으론 근본적 체질개선 어려워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9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7일 공시했다. <그래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9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7일 공시했다. <그래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사상최대인 9조9천억원을 넘어섰다. 10조원이 바로 코앞이다.

증권가는 11일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부의 실적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낙관했다.

하지만 업계는 삼성전자가 1분기엔 웃었지만 2018년, 2019년을 기약할 수 없는 이유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자립도를 꼽았다.

삼성전자의 1분기 깜짝실적은 반도체사업 호황 때문이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에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모리반도체는 업황변동에 취약해 안정적 실적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하려면 설계 능력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체개발 반도체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낙동강 오리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고민해볼 문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서 생산한 부품 등에 관세율을 높게 매김에 따라 자국의 반도체 사업의 역량을 강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45%에 이르는 관세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를 목표로 미국 기업들에게 세금혜택 등을 주며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중국 또한 미국과 한국에 의존하지 않고 반도체사업의 자립을 꿈꾸고 있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기업의 본격적인 시장진출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일본 도시바의 낸드플래시사업 인수를 꿈꿨지만 도시바는 물론 일본정부도 도시바가 중국 측에 인수되는 것을 꺼려해 성사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선례를 봤을 때 중국의 추진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고민은 중국 이외의 곳에서의 매출 감소다.

지난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미주 지역의 매출은 68조7286억원으로 전년보다 0.3% 줄었고, 아시아·아프리카 지역도 약 40조원으로 5.2% 감소했다. 유럽 매출도 38조2532억원으로 1%씩 줄어들었다.

중국에서만 35조5832억원으로 전년보다 14.8% 늘었다. 문제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내 혐한령(嫌韓令)이 올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1분기에 9천2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그래프=LG전자>
LG전자는 1분기에 9천2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그래프=LG전자>

LG전자도 8년 만에 깜짝 실적을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이상 증가한 92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7% 늘었고 전기 대비 0.8%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LG전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KTB투자증권은 LG전자의 흑자에 대해 “회사 전체적으로 비용을 통제한 효과가 커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구조조정과 원가관리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 방식만으로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LG전자는 최근 MC사업본부의 부진을 이유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또한 전방테크(Tech) 수요의 부진과 패널(Panel)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으로 외형성장과 비용통제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LG전자가 극복해야할 난관이다.

그동안 LG전자의 성장을 견인했던 TV부문과 가전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7% 소폭 증가한 것도 LG전자가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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