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원두상품 구매 판단 어려워…유통기한도 제각각

제조일자가 미표시된 포장 원두상품 <사진=장은진기자>
제조일자가 미표시된 포장 원두상품 <사진=장은진기자>

[현대경제신문 장은진 기자] 국내 대다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포장 원두상품의 제조일자를 표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장 원두상품의 경우 제조일자 표시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원두 본연의 맛을 살린 최적의 상품을 선택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데 소홀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 본지가 주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포장 원두상품 판매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은 상품에 유통기한만 표시했을 뿐 제조일자는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커피업계 한 전문가는 “로스팅된 원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본연의 맛과 향이 떨어진다”며 “최대 한 달 안에 소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수의 바리스타도 가장 신선한 원두커피를 마실 수 있는 시점을 로스팅(생두를 볶아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을 생성하는 공정)한 날로부터 3일에서 15일 사이로 꼽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로스팅을 한 날짜(제조일자)를 상품에 표시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커피 본연의 맛을 최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소홀한 것이다.

상품에 제조일자 없이 유통기한은 표시돼 있지만 이마저도 커피전문점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다. 주요업체마다 유통기간을 결정하는 소비 허용 기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제조일자가 최적의 커피 맛을 즐길 시점을 알려주는 정보라면, 유통기한이 오래된 경우엔 문제가 될수 있다.

스타벅스가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원두 상품은 유통기한만 표시돼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원두 상품의 소비 기간을 제조일로부터 8개월로 보고 있다.

커피빈코리아도 제조일자는 표시하고 있지 않지만 소비 기간을 18개월로 정하고 있다.

이디야커피와 탐앤탐스는 생두를 로스팅한 날짜부터 12개월까지를 적정 소비 기간으로 보고 있다.

이디야, 탐앤탐스, 할리스 등 국내에 로스팅 지점을 둔 업체는 해외 생두를 수입해 국내에서 제작하지만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해외에서 로스팅된 원두를 들여온다는 차이가 있다. 원두 수입기간은 통상 1개월 안팎이다.

업체별로 소비 허용 기간이 제각각이다 보니 구매한 제품이 갓 제조된 제품인지, 오래된 제품인지 알 방법이 없다. 법적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인 부분에 대한 책임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업체마다 기준이 다른 이유로 포장 자재, 기술 등을 꼽았다. 업체가 보유한 기술력으로 유통기한만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제조일자 미표시와 관련해서는 자체적으로 유통기한에 근접한 제품들의 자체 수거 등으로 관리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첨단 포장기술을 적용한 원두상품도 로스팅 2개월 내에 소비하는 게 최적”이라며 “포장 원두상품의 제조일자를 모른 채 구매한다면 합리적 소비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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