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맞아 새 비전 발표 “외형보다 성장가능성에 역점”

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창립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창립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롯데가 창립 50주년 기념 새 비전을 발표하면서 최근 그룹 안팎에서 불거진 악재에 배수진을 쳤다. 롯데그룹은 외형 성장보다는 사업의 질적성장을 강조했다.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이슈, 경영권분쟁, 검찰수사 등 지속된 잡음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3일 오전 롯데그룹은 내부행사로 진행된 창립50주년 행사에 앞서 사전 설명회를 열었다.

롯데는 이날 ‘Lifetime Value Creator’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지난 50년의 역사를 발판삼아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의 브랜드를 통해 고객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선사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혁신안을 발표하며 양적 성장 중심의 성장전략을 질적 성장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롯데는 지난 2009년, 그룹 매출 20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10대 브랜드가 되겠다는 ‘아시아 탑 10 글로벌 그룹’이라는 비전을 선포한 이후 빠르게 성장해왔다.

2008년 롯데의 해외 진출국은 6개국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3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그룹 매출 역시 2008년 42조5천억원에서 2016년 92조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롯데는 외형 성장에만 집중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갖추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기술 혁명에 따른 사회 변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는 얘기다.

최근 경영권분쟁과 검찰수사, 사드이슈의 영향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에 롯데는 질적 성장에 방점을 두고 투명경영과 핵심역량 강화, 가치경영, 현장 경영 등 4가지 경영방침을 내세우며 배수진을 쳤다.

이들 방침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질적인 내부 변화 등은 상반기 안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그룹은 최근 유통업계가 극심한 변화에 직면한 상태인 만큼 지속적으로 그룹내 모태사업인 식품에 비중을 두면서도 화학과 관광·서비스 사업쪽에 무게를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사업들은 성장가능성이나 시너지 효과 등이 높은 만큼 그룹 전반적인 역량도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단순히 유통종합기업을 넘어서겠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오후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신동빈 회장은 “오늘 롯데는 새로운 비전인 ‘Lifetime Value Creator’를 선포하고 ‘고객생활에 가치를 더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을 떼고자 한다”며 “질적성장 중심의 경영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뉴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직원들에게 “오늘은 롯데가 반세기만에 새롭게 태어나는 기념비적인 날”이라며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새로운 변화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롯데인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신동빈 회장(왼쪽부터 다섯번째)이 파트너사, 신입사원, 노조 관계자, 외국인 임직원, 여성임원, 사외 이사 등과 함께 비전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왼쪽부터 다섯번째)이 파트너사, 신입사원, 노조 관계자, 외국인 임직원, 여성임원, 사외 이사 등과 함께 비전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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