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다변화 등 중국의존도 탈피 역부족 평가도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외관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가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외관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가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유커(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면세업계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관광객 다변화에 돌입하는 등 중국 색 지우기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2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중국의 한국행 여행상품 제한 이후 국내 면세업계의 중국인 매출이 갈수록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3월 셋째주말(18~19일) 중국인 매출액이 전년대비 30% 감소했고, 1주일 뒤인 넷째주말에는 전년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주일새 중국인 매출액이 10%포인트 빠진 셈이다.

신규면세점 상황도 다르지 않다.

3월 넷째주 두산과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매출은 전주대비 30%, 신세계는 10% 감소했다.

문제는 이같은 수치가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중국의 한국행 여행상품 제한 전에 예약된 단체관광객 효과가 막바지에 다다랐고 예약 취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지난해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롯데호텔, 롯데물산, 롯데월드어드벤쳐와 함께 일본에서 ‘한국 여행상품 박람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도쿄, 오사카에서 진행된 이번 박람회는 한국 관광의 우수성을 알리는 동시에 다음달 3일 그랜드오픈 예정인 롯데월드타워 여행상품 알리기에 좋은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롯데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를 위해 해외 여행박람회 등에 적극 참여 하는 등 유치 마케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잠재적 관광객들이 있는 해외 현지와의 직접 교류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에 편중된 국내 관광시장의 균형 있는 기반 조성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도 중국인 관광객 대신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동 관광객 등 여타 관광객 공략에 나섰다.

갤러리아면세점은 동남아 지역을 넘어 중동 관광객 모객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4월 중동 현지 여행 페어에 참여해 현지 에이전트와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중동 무슬림 인바운드 여행사 2곳과 송객 계약 체결을 완료했으며 중동 관광객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의료관광’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관광객 다변화에 대한 실효성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이 그동안 워낙 큰 우량고객이었던 데다 이를 다른 외국인 관광객이 상쇄시켜주기 어렵고 그 성과가 가시화되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중국과 달리 한국과 먼 지역에 있는 관광객 유치의 경우 그 실효성이 있을지도 사업자들사이에서 논란거리다.

이 때문에 면세점을 운영하는 사업자중에서는 중국인관광객 정상화를 바라는 눈치도 적지 않다.

롯데만 하더라도 서울 명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등 점포에는 중국인들을 기다리겠다는 홍보물을 부착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중국을 자신의 조상이 살던 땅으로 설명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면세점 1위인 롯데도 관광객 다변화 시도 속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포기하지 못하는 심경을 드러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이슈 이전에 늘어나고 있던 중국인 관광객을 공략하기 위해 추가특허 입찰을 진행했던지라 더욱 뼈아픈 실정”이라며 “가뜩이나 오픈 초반 ‘적자’라는 꼬릿말을 달고 지내야했던 신규면세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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