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1개사 실태조사…전체 계열사 3분의 1

허창수 GS그룹 회장. <사진=GS그룹>
허창수 GS그룹 회장. <사진=GS그룹>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GS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중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계열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율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오늘 기업집단별로 내부거래 점검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점검 대상은 자산 5조원 이상 총수가 있는 45개 기업집단에 소속된 계열사 중 총수일가 지분이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사 225개사다.

공정위는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부당지원행위를 포함해 이들 기업의 내부거래 실태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총수일가에 사익을 몰아주기 위해 사업기회를 부당하게 제공하는 행위와 불필요한 거래 단계를 만들어 총수일가를 위한 이른바 '통행세'를 편취하는 행위 등은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실태 조사에서 대기업집단 중 가장 많은 계열사가 포함된 곳은 GS그룹이다.

GS그룹은 보헌개발과 엔씨타스, 옥산유통, GS네오텍 등 21개 계열사가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올해 2월 말 기준 총 계열사 수(69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재계 1위인 삼성과 동업관계였던 LG가 각각 3곳, 2곳만 포함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보헌개발은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곳으로 지난 2015년 매출 15억7천400만원 중 15억6천200만원을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내부거래 비중이 99%에 이르는 셈이다.

보헌개발 지분은 허서홍 GS에너지 상무와 허세홍 GS글로벌 대표, 허준홍 GS칼텍스 전무가 각각 33.3%씩 보유하고 있다.

허서홍 상무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이며 허세홍 대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이다. 허준홍 전무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이다.

보헌개발은 지난 2015년 GS그룹 계열사인 옥산유통과 GS아이티엠, 삼양인터내셔널과 내부거래를 했다.

삼양인터내셔널로부터는 건물 임대와 관리를 통해 7억4천5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옥산유통으로부터 1억7천400만원의 일거리를 따냈다. GS아이티엠과의 거래금액은 6억4천300만원이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내부거래 금액은 각각 14억9천300만원과 15억3천200만원이다. 이 역시 전체 매출의 96%와 99%에 달하는 비율이다.

또다른 규제 대상 기업인 엔씨타스는 빌딩 시설관리업체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매출 274억원 중 79억원을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30%의 내부거래 비율이다.

주요 계열사는 GS건설과 파르나스호텔, 지앤엠에스테이트, 피엔에스, GS네오텍이다.

이 회사의 지분은 오너 4세들이 갖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전무가 29.30%로 가장 많고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의 장녀는 21.92%를 보유하고 있다.

또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의 장남인 허주홍 GS칼텍스 차장과 허주홍 차장의 동생인 허태홍씨,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의 장남 허치홍 GS글로벌 과장은 각각 12.76%와 10.44%, 7.80%를 갖고 있다.

옥산유통의 계열사 매출 의존도도 71.2%를 넘는다. 옥산유통은 1997년부터 한국필립모리스와 상품 독점공급 계약을 맺고 GS25 등에 담배를 공급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15년 매출 7천123억원 중 5천70억원을 내부거래로 거둬들였다. 옥산유통의 매출과 내부거래 금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옥산유통의 지분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51%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잠식하고 대기업 집단 중심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는 부당 지원 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또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법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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