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삼성화재, CM 강화 나선 현대해상·동부화재

<사진=삼성화재>
<사진=삼성화재>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온라인(다이렉트) 채널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29.8%였던 전체 온라인(TM+CM) 채널 가입자 비중은 2015년 31.1%까지 올랐고 2016년(1월부터 11월까지)에는 32.5%로 상승했다. 온라인 채널 중에서는 CM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선발주자인 삼성화재를 쫓아 중·대형 보험사 모두 CM 영업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시장 쟁탈을 위한 업체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각 보험사에서는 시장점유율(M/S)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온라인 채널 역량 강화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1위 사업자인 삼성화재를 쫓아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이 자동차보험 CM 채널을 오픈했으며 운전자보험·여행자보험·종신보험·연금보험 등으로 다이렉트 보험상품을 늘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온라인 영업력 확대다.

차량 등록대수 증가와 가입금액 고액화 등에 따라 2017년에도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가 전체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예측 속에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들의 온라인 가입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온라인 자동차보험 비중 증가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다.

특히 연 단위로 갱신되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장기보험에 비해 수익성은 낮지만 잠재적 고객 확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보험사들이 다이렉트 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중 30%가 넘는 시장점유율로 다이렉트 분야에서도 1위를 고수 중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전격적인 보험료 인하 정책까지 꺼내들며 M/S 선두 고수 전략에 돌입했다.

그리고 이를 뒤쫓는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및 KB손보 등 2위권 업체들은 CM영업 시작 및 마일리즈 혜택 강화 등으로 맞대응 중이다.

다만 대형 보험사들의 온라인 영업력 강화는 중소형 보험사의 M/S 상실로 이어지며 그에 따른 업계 양극화 심화 우려를 낳고 있다.

선두 고수 나선 삼성화재

삼성화재의 경우 온라인 시장 전체로 보면 상당히 늦게 출발한 후발주자에 속한다. TM 영업이 본격 도입된 2005년에는 강점으로 자랑해 온 설계사들의 영업력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온라인 영업 자체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2009년에 이르러서야 CM 영업에 나선 삼성화재는 이후 저렴한 가격과 높은 브랜드 이미지 및 가입의 편의성, 수준 높은 보상서비스 등을 무기로 CM 분야의 절대강자로 빠르게 부상했다.

2014년부터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있어 업계 전체 1위 사업자로도 등극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급등해 2009년 573억원이던 다이렉트 매출규모는 2012년 5천억원을 돌파했으며 2015년 11월 1조원을 넘어섰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CM 분야 강세에 대해 “산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DIY 열풍이 금융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자신에게 꼭 맞는 보험상품을 직접 선택하길 바라는 고객들이 온라인 상품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그는 이어 “삼성화재의 애니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은 오직 인터넷으로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자 오프라인 상품 대비 18%가량 저렴하다”며 “설계사나 대리점 판매수수료가 없고 귀찮은 가입전화도 없음에도 동급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사진=현대해상>
<사진=현대해상>

추격나선 2위권 업체들

삼성화재가 TM 없이 CM만으로 다이렉트 분야를 석권하자 2위권 업체들 역시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CM 영업에 나섰다. 현대해상과 KB손보가 3월에 동부화재가 4월에 서비스를 오픈했다.

동부화재와 업계 2위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현대해상의 경우 CM 서비스 오픈 후 다이렉트 실적이 2015년 1조2천200억원에서 2016년 1조5천227억원으로 증가했다. CM만 놓고 보면 독보적 1위 사업자인 삼성화재를 제외하곤 KB손보에 이어 업계 3위에 해당하는 실적을 거둔 것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다모아 등을 통한 가격 비교가 용이해지면서 자동차보험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상태”라며 “현대해상은 기본적으로 DB 유입 채널 확대 및 상담원 역량 강화를 통해 TM 채널의 효율성 극대화를 지속할 것이며, CM 채널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M/S 확대 방안에 대해선 “가격 경쟁 측면에서는 마일리지 특약할인 확대 및 어린이 할인특약에 대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며 “인증이나 결제 단계 등 CM 가입 편의성을 증대하며, SNS와 블로그 등 고객 접근 채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업계 최상의 TM 영업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 동부화재의 경우 2013년 이후 온라인 채널 M/S가 소폭 하락했다. 2012년 20.9%에서 2013년 21.2%까지 상승했던 자동차보험 온라인채널 M/S가 2014년 19.9%, 2015년 18.4% 2016년 18.6%로 떨어졌다.

경쟁업체들에 비해 한 달여 늦게 뛰어든 CM 영역에서도 동부화재는 중소형 보험사들보다는 선방했으나 KB손보와 현대해상에 비해서는 뒤쳐졌다.

CM 영업력 확대를 위한 방책에 대해 동부화재 관계자는 “안전운전(UBI)특약과 같은 차별화된 핀테크형 신상품을 개발 및 1:1 전담상담사 제도를 통해 긍정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며 “제휴 기반 마케팅 플래폼을 통해 안정적인 우량 고객 유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진=동부화재>
<사진=동부화재>

승자 독식 강화

업계 상위권 업체들이 잇따라 다이렉트 시장에 진출하며 점유율 경쟁을 펼치자 온라인에 국한해 사업을 영유해 오던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즉각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업계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상위 6개사(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의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M/S 비중은 74.8%였다. 작년 1월 69.2%와 비교하면 5.6% 증가했다.

이들 상위사들의 M/S 증가 폭 만큼 다이렉트 채널에 사활을 걸어왔던 중소 보험사는 점율이 하락했다. 다이렉트 채널만을 유지하고 있는 악사손해보험은 다이렉트 점유율이 작년 13%에서 10.8%으로 하락하며 전체 M/S 또한 4.3%에서 3.7%로 0.6% 포인트 감소했다.

흥국화재(3.9%→ 2.7%)와 롯데손해보험(6.1%→5.0%) 또한 M/S가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대형사들의 온라인 채널 비중 증가 및 독신 현상이 향후로도 지속될 것이라 보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가격 경쟁력 모두 대형사 대비 중소 보험사가 나은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재작년 보험다모아가 오픈할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화재 등 대형사와 비교해 저렴한 가격의 중소보험사의 상품 판매 증가 및 이들 보험사의 M/S 증가를 기대했으나,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며 M/S가 증가한 업체들은 대형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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