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형 고정금리 지속 상승…정부 가계부채 관리 나서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시장금리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가 1천300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한계가계가 속출할 가능성이 켜져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국내 시장금리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다음날인 지난 17일 KEB하나은행의 혼합형 5년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는 지난달 말 3.36~4.68%에서 3.471~4.791%로 0.111%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혼합형 고정금리도 지난달 말보다 0.08%포인트씩 상승했다. 다만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혼합형 고정금리는 각각 0.02%포인트, 0.04%포인트 떨어졌다.

KEB하나은행 변동금리의 최고 금리도 상승했다. KEB하나은행의 신규 코픽스(COFIX)를 기준으로 하는 변동금리 최고 금리는 지난달 말 4.176%에서 4.202%로 0.026%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5년물 금융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삼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혼합형 고정금리 담보대출 상품 금리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변동금리 담보대출 상품의 경우 은행 수신 등 조달금리를 기본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의 점진적인 추가 인상을 밝히면서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2~3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금리도 이에 반응한 가파른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처럼 고정금리를 시작으로 변동금리까지 오름세를 보이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정부도 가계부채 비상체계를 구축하고 관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 이미 예고된 사항으로 당초 예상한 것과 같다"며 "점진적 금리인상으로 인한 시장 변동에 대비해 철저한 모니터링과 대응계획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국내 금융시장과 기업 및 가계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가계부문 리스크 관리와 서민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도 가계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조언과 함께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혼합형 고정과 변동, 두 상품의 금리차는 시중은행들의 경우 대략 0.3~0.4%로 혼합형 금리 상품이 높은 편"이라며 "변동성보다는 매월 동일한 금액이 빠져나가길 선호한다면 혼합형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 변동금리에 비해 고정금리의 상승폭이 가팔랐기 때문에 우선 변동금리 상품 선택 후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다가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