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지분 우선매수권 갈등 심화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 채권단 대표인 KDB산업은행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금호타이어 지분 우선매수권 양도를 둘러싼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금호그룹은 16일 낸 입장자료에서 “산업은행은 언론을 통해 5~6차례에 걸쳐 금호그룹에 우선매수권에 대한 정의를 통보했다고 하나 지난해 9월 입찰이 시작된 이후 이와 관련된 문서나 이메일 등을 단 한 차례도 통보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금호그룹은 이어 “산업은행이 채권단 의결 없이 ‘우선매수권은 박삼구·박세창 부자(父子)에게만 있다’는 내용의 별도의 확약서를 입찰 후보자에게 단독으로 보낸 것을 기사로 알게 됐다”며 “이는 절차상 하자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안”라고 강조했다.

또 “산업은행은 언론에는 (박삼구 회장 부자가)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줄 것처럼 얘기함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입찰 참여자에게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능하다는 공문을 발송하고 있다”며 “이율배반적 여론전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금호그룹의 이 같은 비판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배제된 데 따른 것이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으로 구성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현재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은 42.01%(6천636만8천844주)다.

채권단은 지난 14일 중국의 타이어회사인 더블스타와 지분 매각 본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가격은 9천549억원이다.

박 회장은 채권단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본계약이 체결되면 이 사실을 통보받은지 30일 이내에 권리를 행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박 회장은 국내외 여러 기업들과 함께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산업은행은 ‘우선매수권은 박 회장 부자만 개인 자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못 박고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고 있다.

금호그룹은 “지속적으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산업은행은 이 요청을 무시한 채 무슨 이유인지 한번도 안건 상정이나 논의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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