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은행 갈등 '제2의 신한사태' 우려…"염려 없게 할 자신있다"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위성호 신임 신한은행장(사진)이 '초(超)격차의 리딩뱅크 신한'과 '월드 클래스 뱅크 신한'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하지만 신한사태의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어 이를 불식시키는 숙제를 안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성호 신임 행장은 지난 7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위 행장은 '우리가 함께 만드는 꿈·길'이라는 주제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국내에서는 업계를 주도하는 '초 격차의 리딩뱅크 신한', 글로벌에서는 해외 유수 은행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누는 '월드 클래스 뱅크 신한'을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 간 진입장벽이 무너지고 전혀 다른 플레이어들이 금융에 도전하는 격변의 환경 속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 디지털과 글로벌에서 '신한만의 새로운 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 모바일 플랫폼 등 디지털 강화와 아시아 유망 시장 내 인수합병(M&A)나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위 행장은 다음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진출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신규 라이센스를 받아 현지에서 성장하는 전략에서 나아가 좋은 현지 매물이 있으면 인수합병 나설 것이고 현지 규제나 장벽이 있다면 수익이 있는 글로벌 회사에 대해 일정 지분을 투자해 지분에 대한 배당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현재 12%인 해외 수익비중을 2020년 내에 2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디지털, 글로벌 행보에 대한 기대감과 별개로 제2의 신한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어 이를 불식시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한사태는 2010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 주도로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불거졌고 6년 6개월 만인 지난 10일 일단락됐다.

위 행장은 당시 신한금융지주의 공보 담당 부사장으로 라 전 회장을 보좌해 신한사태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 노동조합 역시 위 행장이 행장후보로 내정될 당시 "위 행장이 제2의 신한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또 한동우 회장이 여러 가지 걱정과 염려가 있어 개인적으로 충고하겠다는 말을 빌어 금융지주와 은행간 갈등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다.

이에 위 행장은 "지주 회장은 회장으로서 역할이 명확하게 있고 각 자회사들은 자회사별로 영업과 관련된 명쾌한 부문이 있다"며 "조 회장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교감하고 있다. 그런 염려가 없게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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