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채권단 회의에 부의조차 안 해…형평성에 큰 문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 인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채권단에 요구했다.

금호그룹은 채권단이 이 요구를 거절할 경우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금호그룹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14층 대회의실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금호그룹은 “채권단과 맺은 약정서 상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권은 주주협의회(채권단)의 사전 서면 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돼 있다”며 “이는 주주협의회가 동의하면 양도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이에 지속적으로 우선매수권 일부를 양도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채권단 대표인) KDB산업은행은 일방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호그룹은 이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는 6개 회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금호타이어 지분 42.01%(6천636만8천844주)를 보유하고 있는 채권단은 현재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중국의 타이어회사인 더블스타로 이번주 중으로 지분 매각 본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있다. 매각 가격은 9천549억원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채권단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본계약이 체결되면 30일 이내에 이 권리를 행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윤병철 금호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는 이날 설명회에서 “산업은행은 컨소시엄 구성 여부를 채권단 회의 안건에 부의 조차 하지 않았다”며 “1천13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형평성에 큰 문제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병철 상무는 이어 “그동안 대외적으로 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물 밑으로는 채권단에 얘기를 해왔다”며 “지분 매각에 방해한다는 얘기를 할까봐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우선매수권은 금호타이어를 위한 박 회장의 희생의 대가이자 책임경영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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