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금호가 브랜드 사용 허락해야 지분 매각”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중국계 타이어기업인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브랜드 사용권 문제로 무산될 상황에 처했다.

채권단의 일원인 우리은행이 금호타이어가 ‘금호’라는 브랜드를 계속 사용할 수 있을 때 지분 매각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보인 탓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 중인 만큼 브랜드 소유권을 갖고 있는 금호가 이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금호’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주식매매계약(SPA)에 동의한다는 뜻을 (채권단 대표인) KDB산업은행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같은 요구는 지분 매각의 선결조건으로 SPA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나중에 이 조건이 해결되지 못하면 계약은 무산된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지분 42.01%(6천636만8천844주)를 보유하고 있는 채권단은 현재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중국의 타이어회사인 더블스타로 이달 10일 SPA 체결을 앞두고 있다. 매각 가격은 9천549억원이다. 이는 더블스타가 본입찰에서 써낸 금액이다.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14.1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산업은행(13.51%) 보다도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우리은행의 브랜드 사용권 요구로 이번 매각의 키는 소유권을 지닌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넘어가게 됐다.

하지만 금호그룹이 더블스타의 브랜드 사용을 허락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무엇보다도 올해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중순에는 “이미 확보한 재무적 투자자(FI) 외에 SI를 찾으려고 한다”며 인수대금 마련도 끝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더블스타의 브랜드 사용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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