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520만 시대…국내 가장 보편적 가구 형태 등극
혼족 금융활동 키워드 ‘1코노미’, 시장 트렌드로 급부상

2015 인구주택총조사 1인가구 현황.<자료=통계청>
2015 인구주택총조사 1인가구 현황.<자료=통계청>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편집자주] 1인 가구로서 나홀로 생활을 즐기는 ‘혼족’이 빠른 속도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업계 움직임도 덩달아 분주한 모습이다.

혼족들의 금융활동에서 파생된 ‘1코노미(1인+이코노미)’가 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와 관련 다양한 상품을 앞 다퉈 쏟아내고 있는 것.

업계가 2인 이상 가구라는 기존 기준에서 벗어나 1인 가구를 위한 적금, 카드, 보험 등에 초점을 두면서 혼족을 겨냥한 금융상품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1인 가구 수는 520만3천가구로 전체 1천911만1천 가구 중 27.2%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2인 가구(26.2%) 비중보다도 소폭 높으며 3인 가구(21.5%), 4인 가구(18.8%)를 제치는 수치이다. 통계청은 2020년까지 1인 가구가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인 가구를 의미하는 ‘혼족’이 국내 소비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금융권 전체에서는 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소비행태 반영한 혼족 맞춤형 ‘카드 혜택’

혼족을 위한 상품 출시가 가장 활발한 곳은 1인 가구 위주 소비행태 변화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카드업계이다.

KB국민카드는 이달 1인 가구의 생활 스타일과 소비 패턴에 최적화된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KB국민 청춘대로 1코노미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KB금융그룹이 선 보인 ‘KB 1코노미 상품 패키지’를 구성하는 카드 상품이다. 1인 가구의 카드 이용 형태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과 트렌드 조사를 바탕으로 편의점·음식점·인터넷쇼핑 등 1인 가구가 선호하고 이용이 많은 업종에 대한 혜택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KB국민 청춘대로 1코노미 카드는 먼저 편의점, 음식점, 택시 등 1인 가구가 일상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업종에 대한 포인트 적립 혜택을 담고 있다.

이 카드의 전월 이용실적이 40만원 이상이면 편의점에서 이용금액의 20%가 월 최대 1만점까지 포인트로 적립된다. 전월 이용실적이 8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2만점까지 적립된다.

음식점과 택시 이용 시 전월 이용실적이 4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5천점, 8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1만점까지 각 영역별로 이용금액의 5%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이밖에 이동통신요금, 전기‧수도‧도시가스요금 등 1인 가구 관련 각종 생활요금, 각종 O2O(온‧온프라인 연계) 서비스와 캐릭터샵 관련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이 카드 보유 고객이 KB국민은행의 ‘KB 1코노미 스마트 적금’ 가입하면 0.1% 포인트의 우대 이율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는 남성 1인 가구의 두드러지는 증가세를 반영한 ‘미스터라이프(Mr.Life) 카드’를 내놓았다.

이 카드는 주거 관련 지출이 많은 혼족들을 위해 모든 편의점 10% 할인혜택을 담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개인의 카드사용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편의점(일평균 1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32.8%나 늘었다.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 자동이체 시에는 건당 5만원까지 10%, 월 최대 1만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으며 병원·약국·세탁소 업종에서도 각각 일 1회, 월 5회, 건당 1만원까지 10% 할인이 제공된다.

<사진=KB국민카드>
<사진=KB국민카드>

개인 생애주기 따라 ‘우대금리’ 적용

은행권도 혼족을 겨냥한 금융상품 출시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빅데이터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개인의 생애주기에 따라 맞춤형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상품 구성, 1인 가구 고객 선점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이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나를 위한 약속, 나를 위한 투자에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시크릿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시크릿 적금은 체중 관리·성적 향상 등 자기 관리 약속이나 뷰티샵, 문화센터 등 같은 힐링과 관련된 증빙 영수증을 제시하면 최대 연 0.3%의 우대금리를 준다.

신한은행의 ‘헬스플러스 적금’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하면 우대이자율을 적용해준다는 점에서 혼족의 자기 관리를 위한 상품으로 분류된다.

우리은행의 ‘올포미 적금·카드 패키지’도 눈에 띈다. 적금과 카드를 하나로 묶어 카드 혜택뿐 아니라 적금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생애주기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또 우리은행는 원룸‧오피스텔 수요가 많은 혼족의 특성을 반영해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방콜’과 제휴해 집구할 때 자금이 부족할 경우 연 3.0% 이율로 대출해주는 모바일 전용 대출상품 ‘위비 방콜론’도 혼족을 겨냥한 주력 상품으로 내놓았다.

혼족을 위한 금융 상품 외에 금융 서비스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혼족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 CU의 일부 매장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디지털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입출금, 통장‧카드발급과 같은 영업점에서 가능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기기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뱅크데스크’라는 미니 점포를 배치해 휴일이나 늦은 저녁시간까지 운영한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 속에1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주 고객층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며 “혼족들의 소비 패턴 분석을 통해 이들의 요구와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를 중심으로 한 상품 구성

<사진=현대라이프생명>
<사진=현대라이프생명>

보험시장에도 혼족들의 걱정거리로 꼽히는 건강에 대한 불안을 커버할 수 있는 1인가구 전용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나 자신을 위한 보험’을 컨셉으로 개인(1인)의 질병과 사고 위험을 집중 보장하는 ‘현대라이프 제로’ 시리즈 상품을 자사 대표 상품으로 키우고 있다.

해당 상품은 불필요한 보장은 덜어내고 암, 성인병, 상해 등 개인에게 일어날 수 있는 질병과 사고 위험에 포괄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치과 치료를 포함해 시각, 청각, 후각 등 얼굴질환을 보장하는 상품과 여성 전용 상품도 포함됐다.

특히 보장기간 안에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형 상품이라 보험료 인상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현대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보험은 현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현대라이프 제로 시리즈도 1인 가구의 증가 추세를 감안해 지난해 핵심 키워드를 ‘나’에 맞춰 새로 정비했다”고 말했다.

혼족의 증가 속도에 맞춰 반려동물의 수도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반려동물을 위한 보험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화재가 내놓은 ‘파밀리아리스 애견 의료보험’은 보험 가입자 소유 개의 치료비와 애견 때문에 발생한 배상 책임을 대신 보상한다.

가입된 애견이 타인으로부터 상해를 입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 500만원까지 보장받는다. 다른 개나 물건 등에 피해를 입혀 배상해야 할 경우에도 500만원 한도 내에서 가능하다.

지난 2008년 4월 출시된 이 상품은 초기에는 가입자가 수십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2012년 476명, 지난해 1천16명, 올해 상반기엔 572명이 가입하는 등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종신보험에서 저렴한 실손의료보험과 연금보험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혼족 입장에서 보면 종신보험은 수혜자인 가족이나 배우자가 없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코노미 세대는 사후 보장보다는 자신의 치료비와 간병자금 등을 대비하는데 주력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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