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면세점·제과·호텔 등 계열사별 ‘전전긍긍’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키로 한 롯데를 대상으로 한 중국 내 불매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광둥성 선전시 중국계 슈퍼마켓의 직원이 롯데의 과자를 회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키로 한 롯데를 대상으로 한 중국 내 불매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광둥성 선전시 중국계 슈퍼마켓의 직원이 롯데의 과자를 회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롯데그룹이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사드부지 제공으로 인해 중국이 롯데계열사에 전방위적인 ‘보복성’ 행위를 강행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욱이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수년전부터 이어져온 내부 잡음까지 겹쳐 울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정부와 사드부지 체결 이후 롯데 제품 불매운동, 매장 영업정지 등 중국의 대대적인 보복행위가 계열사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영업 중인 롯데마트 점포 중 20여 곳이 소방법 위반 등의 이유로 영업 정지됐다. 중국의 롯데마트가 100여개인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5곳 중 1곳의 점포가 문을 닫은 셈이다.

롯데마트측은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롯데면세점도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경쟁과다, 독과점 비판 등 잡음이 많은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큰 면세업계 특성상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15일부터 한국행 여행상품을 본격 제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매출에도 큰 타격이 전망되고 있다.

롯데면세점만 해당되는 부분이 아니지만 중국 현지에서 롯데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황이라 롯데면세점 내부적으로 고민이 큰 상태다.

더욱이 최근에는 중국발 디도스공격으로 롯데면세점 인터넷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등 보복성 행보가 이어지는 만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뚜렷한 해결방안도 전무한 상태라 진행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는 등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400억원 규모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는 롯데제과도 긴장한 눈치다. 현재 현지 유통채널에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장 매출 영향은 없지만 언제든지 여파가 번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류 계열사인 롯데주류는 중국 현지에서 일부 중국인들이 ‘처음처럼’ 소주 수천병을 중장비로 깔아 부숴버리는 과격시위를 벌일 정도로 반(反) 롯데 감정이 고조돼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이 상장을 추진 중인 호텔롯데 역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호텔롯데는 현재 지난달 말 사드 이슈 이후 예약취소가 10건 중 2건 꼴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행상품 제한 등 입김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롯데측은 전망하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이번 중국 사드 이슈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 커지면 커졌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 더 암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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