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장애 안내 말씀


20일 발생한 금융권 초유의 전산마비 사태로 한때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출 만기도래와 공과금 납입 지연 등에 따른 이자·과태료 부과로 일부 고객들의 피해 보상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자, 문제가 발생한 은행들은 영업시간을 2시간 연장키로 했다. 또 고객 피해가 접수되면 전액 보상키로 했다.

전산 장애를 피한 여타 은행들도 IT부서 차원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해 내부 인터넷망을 차단하는 등 외부 공격에 대응하느라 분주했다.

이 날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오후 2시20분~3시50분 1시간 30분 가량 영업점 창구 업무와 인터넷뱅킹·폰뱅킹·현금자동입출금기(CD/ATM)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신한은행 전산망 먹통으로 신한은행 계좌와 연계된 전업계 카드사의 체크카드 결제 승인도 이뤄지지 않았다. 신한은행 계좌로 등록된 보험사 고객에 대한 보험금 지급에도 일부 장애가 발생했다.

신한은행 측은 업무 종료시간을 10여분 앞두고 전산은 복구했다고 밝혔지만,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 여의도지점을 찾았다가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을 접한 김동은 씨(38)는 "아파트관리비와 카드값 결제 일인데 업무가 안된다면서 돌려보내더라"고 말했다.

금융 거래를 못한 일부 고객들의 피해보상 요구 가능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자 신한은행은 영업시간을 오후 6시까지 2시간 늦추기로 했다.

농협은행도 이날 오후 2시30분께부터 중앙본부 PC와 일부 영업점 단말기가 꺼지는 현상이 나타나자,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영업점을 포함한 모든 사무소의 PC와 단말기, 자동화기기의 랜선을 분리했다. 긴급한 업무에 한해 랜선을 연결한 뒤 처리했다. 긴급한 업무에 한해서만 랜선을 연결해 처리했다.

농협 관계자는 "분리 조치된 랜선은 오후 4시20분께 해제했고, 현재 전 영업점에서 정상 거래가 되고 있다"면서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영업시간을 2시간 연장키로 했다"고 말했다. 농협은 현재 금융당국과 별도로 안랩과 함께 자체적 원인 파악에 나선 상태다.

이 날 농협금융 계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에서는 일부 직원의 컴퓨터에서 파일이 삭제된 현상이 확인됐다.

우리은행에도 디도스로 추정되는 공격이 있었으나, 내부 시스템으로 방어했다. 악성코드나 외부 해킹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직원 인터넷망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 코스콤의 전산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전산마비 사태를 지켜본 고객과 시민들의 불안감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트위터 아이디 young8213는 "신한은행 전산망 다운돼서 우리도 업무 못하고 퇴근한다. 일도 겁나 많이 왔는데 낼은 어쩌라는거냐? 좋지가 않다"고 글을 남겼다.

대학생 김혜원(여·25)씨는 "동시 다발적 사이버테러 가능성을 들었다"면서도 "금융기관에서 전산 사고가 자꾸 터지는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농협은행의 전산망 악몽도 재현되는 분위기다.

트위터 아이디 bluedragon1376는 "북한 사이버테러가 아닌지 의혹이 간다. 그런데 사이버테러 차단하는 방법은 없나. 우리나라 전산망 기술이 너무 미약하다. 사이버테러 차단 막는 기술를 빨리 습득해야 한다"고 남겼다.


우남덕 기자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