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브랜드 이름 등 차용한 리뉴얼 제품 출시

<사진=각사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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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라면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트렌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처음부터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제품 브랜드이름을 가져오거나 맛과 품질에 차이를 줘 공개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를두고 일각에서는 라면업체들이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 흥행을 어느정도 장담할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노선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짜장·짬뽕에 이어 부대찌개 등 새로운 콘셉트의 신제품을 내놨던 라면업체들이 예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시장공략에 나선 모양새다.

‘신제품인 듯 신제품 같지 않은 라면’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팔도는 이날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중량을 20% 늘린 팔도비빔면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팔도의 간판제품중 하나인 팔도비빔면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한정판을 내놓게 됐다.

팔도는 지난해 한정판 제품의 소비자 반응도 좋았고 어려운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해 한정판 ‘팔도비빔면’을 올해 다시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팔도비빔면 1.2’ 제품은 기존 제품 가격(860원)과 동일하며 면과 액상스프의 양을 각각 20% 늘려 제품의 중량은 130g에서 156g으로 증가했다.

올해 ‘팔도비빔면 1.2’ 제품은 약 1천만개 수량의 한정판으로 출시된다. 이는 ‘팔도비빔면’ 연간 판매량의 11%에 해당하는 양이다.

팔도는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프로모션도 진행하면서 새로운 콘셉트의 비빔면 신제품 출시 등으로 비빔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기홍 팔도 마케팅팀장은 “최근 잇따른 가격인상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고자 ‘팔도비빔면 1,2’ 한정판 제품을 다시 선보였다”며 “올해는 새로운 비빔면 제품 출시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진행해 ‘팔도비빔면’ 연간 1억 개 판매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농심의 경우 라면 브랜드 ‘너구리’의 신제품 ‘볶음너구리’를 출시했다.

볶음너구리는 해물맛 풍미의 국물 없는 너구리 볶음타입 제품이다.

농심은 볶음너구리로 올해 라면시장을 선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볶음너구리가 면과 스프에 있어 가장 진보된 제품이라며 볶음면 레시피에 최적화된 면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방식의 탄성 테스트를 거쳐 볶음전용면을 구현해냈다고 강조했다.

너구리라는 브랜드명을 차용했지만 볶음너구리는 요리 전문점에서 즐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맛을 구현했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은 너구리 이름을 빌려온 제품”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신제품과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을 발전시킨 제품 출시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껏 새로운 신제품으로 라면시장을 개척해오던 업체들의 공격적 행보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라면 신제품들이 기존 브랜드의 이름을 따오거나 맛 등에 살짝 변화를 준 수준에 그치면서 신제품이라는 이름의 색이 바래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업체들은 시장불황에 따른 소비 트렌드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 라면업체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소비불황이 이어지면 소비자들의 라면 소구 포인트도 도전적인 면보다 (맛이)입증된 제품들을 찾는 경향이 잦아진다”며 “다만 모든 소비자들이 그렇지는 않기 때문에 업체들마다 완전히 새로운 신제품 출시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라면업체 관계자도 “라면업체들이 최근 가격인상 이슈, 지금까지 선보인 라면 신제품의 매출이 반짝효과에 그치다보니 신중해진 면도 적잖아 있다”면서도 “신제품 출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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