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예상에 사드 여파 낮추기 위한 차별화 전략유무 반영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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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와 관련해 노골적 비난을 쏟아내는 등 경제적 보복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사드 이슈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과 관련성이 높은 화장품과 엔터테인먼트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는 해당 종목들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 국방장관 및 외국장관 회담에서 사드를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발표하면서 중국의 정치적 보복에 따른 악재 우려가 증시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 금지령)의 강도를 더욱 높이기 시작했으며 일부 한국산 상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늘렸다.

지난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을 상대로 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는 통일연구원 조사 결과 총 43건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드 여파는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직격탄이 됐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대장격인 연예기획사의 매출은 아티스트들의 직접적인 활동으로 발생되는 만큼 아티스트들의 활동 모멘텀을 약화시키는 규제와 정치적 갈등에 따른 영향이 크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사드 이슈가 불거진 이후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아티스트들의 중국 활동 제한으로 기대 이하의 실적이 예상되면서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 에스엠은 지난해 1월 4만3천원대에서 지난달 2만3천원대까지 떨어지며 1년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1월 4만3천원대에서 지난달 2만7천원, 제이와이피는 지난해 6월말 6천730원에서 이달 4천600원대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증권업계는 중국발 리스크를 지목하며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치했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최근 사드 이슈 지속 등 전반적인 업황과 센티멘트 악화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한중 관계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실적 회복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엔터테인먼트 업종과 함께 사드 관련 대표 악재주로 꼽혔던 화장품업종에 대한 주가 전망은 달랐다. 중국의 정치적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일부 종목에 대해 긍정적인 주가흐름이 기대된다고 평가한 것이다.

주목받는 화장품 종목은 제조자개발생산(ODM) 및 중국에 특화된 업체들로, 일명 ‘사드 걱정 없는 화장품 수출주’로 구분되는 한국콜마, 제이준 등이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올들어 저점대비 20% 이상 상승하는 등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국내 화장품과 제약 부문, 베이징콜마 등에서 탄탄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액 1천857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을 기록했다.

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사드 여파로 지난해 4분기 브랜드업체의 매출 성장률이 둔화된 반면 한국콜마의 경우 오히려 기대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며 “ODM 회사들이 꾸준하게 성장을 유지해 나간다면 박스권이 예상되는 브랜드 회사와는 다른 주가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보복조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국가에 제품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마스크 팩 전문기업 제이준에 대한 증권가 호평도 이어졌다.

제이준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한국 브랜드 내 마스크팩 부문 1위를 달성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른 마스크팩 업체들이 국내 채널에서 중국으로 간접매출을 발생시킨 것과 달리 제이준은 중국에서부터 판매를 시작해 경쟁력이 높다”며 “지난해 4분기 다른 업체들이 중국 간접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는 반면 제이준은 10%내 감소로 방어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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