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소 앞서 대응 전략 마련 '부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후 세 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후 세 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이날 오후 2시께 장시호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지난 17일 구속된 이 부회장은 앞서 18일과 19일에도 두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달 28일 수사 기간 종료를 앞둔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화력을 집중하고 있어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이 부회장의 기소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삼성 측은 특검의 이 부회장 기소에 앞서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인 성열우 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사장)은 지난 20일과 21일 이 부회장을 면회하기 위해 서울구치소를 방문했다. 앞서 17일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18일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승구 미전실 상무가 이 부회장을 면회했다.

삼성은 특검의 ‘경영승계를 위한 뇌물’ 주장에 대해 박 대통령의 협박에 가까운 강요에 못 이겨 최 씨와 최 씨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 지원을 했다는 피해자 프레임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승마지원은 전혀 상관없다는 주장이다. 삼성은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도 지금의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측은 기소 이후 법리상 다툼 여지와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사실상 경영체제가 마비된 상황이라 올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서울 상암동 전자회관에서 열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정기총회에서 ‘3월 공채가 진행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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