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800억 규모 추정…연초 수주 행진 이어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현대중공업>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현대중공업이 삼성중공업을 제치고 초대형 원유운반선(Very Large Crude oil Carrier·VLCC) 2척을 수주했다. 수주금액은 총 1천8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로 현대중공업은 연초부터 수주고를 쌓아가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그리스 선사인 에네셀(Enesel)로부터 VLCC 2척을 최근 수주했다고 20일 밝혔다. 수주금액은 비공개지만 업계에서는 척당 900억원씩 총 1천8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박은 내년 하반기 인도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과거에도 이 회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한 바 있다. 에네셀은 또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한 VLCC 2척을 보유하고 있다.

VLCC는 17만5천DWT(dead weight ton) 이상 30만DWT 이하 원유운반선을 말한다. DWT란 선박 자체의 무게를 제외하고 순수한 화물(원유)을 적재할 수 있는 무게를 의미한다.

그리스는 우리 조선사들에게 주요 수주처다.

지난해 6월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박람회에는 가삼현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부문장(전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 등 조선 3사의 최고경영진들이 총출동해 수주 활동을 벌었다.

특히 가삼현 사장은 당시 하루 15시간씩 선주를 만나는 강행군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대우조선은 그리스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와 마란탱커스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 VLCC 2척을 각각 수주했다.

총 6천684억원 규모의 건조 계약이었다. 또 성동조선해양도 그리스 차코스로부터 1천800억 상당의 7만5천t급 정유운반선 4척(옵션 2척 포함)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에는 대우조선이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 가스 마리타임으로부터 '부유식 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FSRU)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번 수주로 현대중공업은 VLCC 건조 일감을 쌓아가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말 탱커선사인 DHT로부터 VLCC 2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첫 수주였다.

수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계약 역시 척당 900억원씩 1천940억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선박은 2018년 7월과 9월에 인도할 계획이다.

전체 수주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총 7억8900만달러를 수주해 전년 동기 5억1300만달러 대비 53.8% 증가했다. 연간 목표치인 14조9천560억원의 7.9%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선부문은 3억9천100만달러 수주를 기록했으며 건설장비부문은 1억6천1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현대중공업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게 시장 확대와 각 사업본부별 독자적인 미래성장동력을 찾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조선과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역시 사업운영의 전문성을 확보, 본원적인 경쟁력을 갖춰 옛 명성을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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