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4세 박서원 전무 역부족…하루 매출 10억원도 안 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그룹>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그룹>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박정원 두산 회장이 야심차게 승부수를 던진 두타면세점이 두산그룹의 최대고민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박정원 회장의 취임 이후 두산 계열사들이 대부분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가운데 두타면세점의 부진이 옥의 티로 부각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힘입어 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두산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9천172억원으로 잠정 집계 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천199% 증가한 실적이다.

매출은 16조4천107억원으로 2.9%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50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두산 관계자는 “그룹 구조조정 효과와 계열사 실적 개선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계열사들의 실적도 개선됐다.

두산중공업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7천912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27억9천500만원, 매출은 1조2745억원으로 7.5% 늘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사업부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끝에 지난해 영업이익 4천908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두산밥캣도 영업이익이 7.37% 증가한 4천140억원을 달성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꾸준히 사업 구조조정을 했고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한 것이 성과를 거두면서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두산그룹의 고른 실적은 박정원 회장 취임 한 이후 나온 첫 성적표라 분위기는 고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산이 유통사업의 복귀를 천명하며 진출한 면세점 사업에서는 고배를 마시고 있다.

지난해 5월 오픈한 두타면세점은 당시 첫해 매출목표를 5천억원으로 잡고 자신있게 출범했지만 1천억원대로 ‘쪽박’신세를 면치 못했다.

박정원 회장이 취임 당시 신규사업을 조기에 목표 궤도에 올리겠다며 “면세점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무색해졌다.

특히 수백억원의 영업손실까지 기록하면서 제대로 망신살이 뻗친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 까지의 적자금액은 270억원수준이다. 면세점의 하루 매출은 10억원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시기 오픈했던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등이 하루 매출 2~30억원대를 기록하면서 선전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간극은 더욱 심하다.

심야영업 등 여타 면세점과는 다른 ‘차별성’을 강조했고 두산 오너가 4세인 박서원 전무가 전면으로 나서며 두타면세점 흥행을 꿈꿔왔기 때문에 두산그룹에 있어서는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두타면세점의 모습에 “충분히 예상됐던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면세 업계에서는 두산이 면세업 처녀출전이다보니 명품브랜드 입점도 다른 면세점들과 같이 더딘 것은 물론 기존사업자들과의 경쟁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산이 면세점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고개를 들고 있다.

면세사업 자체가 초반 흥행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늘어나는 경쟁자, 한한령 등 앞으로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다는 얘기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개별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매출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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